글짓기
은상 전국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 수상작-우리 오빠가 달라졌어요-

오늘은 오빠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오빠를 만나려면 멀리 진주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학교에는 전날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전날 늦게까지 근무하신 엄마는 피곤하셨지만 직접 운전을 하고 진주까지 가시는 동안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다. 그런데 나는 오빠를 만나러 가는 것이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주말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하기로 한 토요 스포츠 활동을 못하기도 하고, 오빠가 군대 가기 전까지 자꾸 장난을 걸어 나를 울린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빠는 늘 가까이 있는 물건도 가져다 달라고 하는 잔심부름을 자꾸 시켜서 늘 나를 귀찮게 했다. 또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내가 컴퓨터를 좀 하려고 하면 못하게 한 적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빠가 군대 간다고 했을 내 맘대로 컴퓨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했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오빠를 만나러 간다고 하니 엄마만큼은 아니어도 보고 싶은 마음은 조금 생겼다.

우리 오빠의 꿈은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초에 공군에 입대하였다. 오늘은 훈련을 마치고 수료하는 날이라 군부대 운동장에는 면회 온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면회 온 사람들과 군인아저씨들 속에서 오빠를 만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도 되었다.

운동장에서 군인아저씨들이 군악대에 맞춰 공연도 하고 춤도 추기도 하였다. 많은 아저씨들이 질서 있게 씩씩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했다.



나는 많이 모인 군인아저씨들 틈에서 오빠를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찾을 수 없어 실망하고 있는데 어디서 ‘충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큰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낯선 군인 아저씨가 서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우리 오빠였다. 갑자기 만난 오빠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났다. 그리고 오빠에게 달려가 안겼다. 오빠도 나를 꼭 안아주었다. 늘 나를 보면 장난을 걸던 오빠는 온데간데없고 친절하고 다정한 오빠가 되어 있었다. 엄마는 오빠를 보자 펑펑 우셨다. 오빠는 엄마의 눈물까지 닦아 주었다. 나는 군복 입은 오빠의 모습도 멋졌지만 오빠의 그런 모습이 너무 믿음직해 보였다.

그때 엄마가 목이 마르다고 음료수를 사오라고 했을 때 나는 멈칫했다. 틀림없이 오빠는 내게 다녀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것으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오빠는 내게 심부름을 시키지 않고 직접 음료수를 사가지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엄마와 내게 음료수 병을 따서 건네주기도 했다.

나는 평소 오빠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 신기했다. 이야기를 할 때도 힘을 주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모습은 우리 오빠가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될 것이라 믿게 만들었다.



헤어질 때 오빠는 내 손을 꼭 잡아 주었다.

헤어질 때는 나도 엄마처럼 펑펑 울었다. 오빠는 우리가 가는 모습을 보며 오래 손을 흔들어 주었다.

돌아올 때는 친구들과 토요일 날 하기로 했던 스포츠 활동도 아쉽지 않았다. 다음에 또 면회를 갈 때는 오빠가 또 이렇게 달라져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진짜 군인아저씨처럼 변한 우리 오빠를 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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