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특별 
전국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 대상 수상작 - 탤런트보다 멋진 우리 오빠

2012년 11월 12일 그리고 12월 6일은 내가 12월 25일 성탄절보다 더 기다리는 날이다.

나는 입버릇처럼 그 날짜들을 중얼거리면서 혼자 웃곤 한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그날이 무슨 날이기에 그렇게 좋아하냐고 묻곤 한다. 그러면 나는 큰 소리로 대답한다.
"11월 12일은 강동원 오빠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12월 6일은 현빈 오빠가 제대하는 아주 기쁜 날이예요."


얼마 전에 아빠는 내 대답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어보셨다.
"너, 그러면 군대 간 병현이 오빠는 언제 제대하는지 알아?"
병현이 오빠는 내 사촌이다. 대학교에 다니다가 얼마 전에 군대에 가서 훈련병으로 있다.

나는 우물쭈물하다가 대충 대답을 했다.
"오빠는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 내가 어떻게 알아요!"
"똑같이 나라 지키느라 고생하는데 유명한 게 무슨 상관이니? 탤런트 신경 쓰지 말고 피붙이 오빠한테 편지나 좀 써라."
아빠는 툭하면 나보고 병헌이 오빠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귀찮아서 쓰지 않았다.

요즘은 군대가 좋아져서 옛날처럼 힘들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전에도 오빠와 난 명절 때나 잠깐 만나는 정도였다.

그런 오빠가 군대에 갔다고 무슨 큰일이나 생긴 것처럼 편지까지 쓴다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요즘엔 오빠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 휴대폰 바탕화면에는 현빈 오빠의 사진이 있다.

또 인터넷이나 트위터에서 강동원 오빠에 대한 소식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찾아본다.

그러면서 병헌이 오빠에 대해서는 한 번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나는 참 못된 동생인 것 같다.


얼마 전에 큰 아버지께서 나에게 몇 장의 사진을 보내 주셨다.

사진에는 이상하게 생긴 아저씨가 엉거주춤하게 서있었다.

짧은 머리에 개구리 색깔의 군복, 어색한 미소 때문에 오빠가 아닌 줄 알았다.

오빠는 몸이 아프고 경제적으로 힘든 큰 아빠를 도와주기 위해 일찍 군대에 갔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나는 코끝이 찡해졌다.
오빠는 열심히 훈련을 받느라 얼굴에 묻은 진흙을 닦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뽀얀 얼굴의 강동원 오빠나 현빈 오빠보다 더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들은 유명하니까 많은 팬들이 응원해 준다. 하지만 애인도 없는 우리 오빠에겐 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제 오빠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남자는 군대에 가면 의젓해진다고 한다. 오빠가 휴가 나오면 우리 집에 다니러 온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지키려면 훈련도 잘 받고 씩씩해야 할 텐데…… 개구쟁이 같던 오빠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하다

청주 문평초등학교 6학년 김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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