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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휴가로 피어난 세대간의 소통

지난주 토요일, 우리 가족은 둘째 고모네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았다. 고모께서 첫 휴가 나오는 아들을 위해 집안 식구들을 초대해 삼겹살

파티를 여셨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오시고 마치 잔치가 벌어진 듯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이 들어왔다.
“충성! 이병 이재환은 첫 휴가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아들!”
고종 사촌오빠의 갑작스러운 신고식에 고모부와 고모는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셨다. 오빠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도 오빠의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 예전에는 소심하고 쑥스러움을 잘 탔던 것 같았는데 오늘 보니 딴사람이 되어 온

듯했다. 이래서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었나 보다.

큰 아빠가 ‘충성’하시자 여기저기에서 ‘충성’하며 거수경례를 해 보이는데 나와 동생들은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많이도 웃었다.

왁자지껄 24명의 가족은 삼겹살을 먹으며 이야기꽂, 웃음꽃을 피웠다. 현역시절 운전을 군대에서 배우셨다는 할아버지의

군대이야기, 큰 아빠의 군대 이야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때 해병대에 있었다던 승우오빠 이야기, 그 사건 이후 해병대에

지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해병대 자원입대한 헌영이 오빠 이야기 등 군대 이야기보따리가 쏟아져 나왔다.

내가 그 이야기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가만히 들어보니 할아버지와 아빠 세대는 육군을 나오셨고, 우리 오빠들은 해병대를

나왔다는 것이다.
와~ 나는 깜짝 놀랐다. 우리 가족들이 모두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니….
새삼 우리 집 남자들이 자랑스러웠다. 큰 고모부께서는 “연예인 병역비리, 국회의원 병역문제, 운동선수 병역특례에 대한 뉴스를 보면

자원입대한 내 자식이 더 훌륭해 보이더라고.” 라며 오빠들을 칭찬하셨다. 재환이 오빠 방에서 우리는 군대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빠, 군대생활 힘들지 않아? 다들 힘들다고 하던데...”
“응, 처음에는 무척 힘들고 괴로웠어. 그런데 점차 적응이 되면서 괜찮아지더라고.”
나는 재환이 오빠 얼굴에서 건강한 미소를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컴퓨터에서 오빠 군대 사진을 보았다. 오빠의 얼굴이 변해서 그런지 아니면 비슷하게 생긴 군인들 때문인지 오빠를 찾기가

어려웠다. 오빠는 교관이 2명이 있는데, 1명은 정말 재미있고 다른 1명은 좀 무섭다고 한다.
갑자기 오빠가 다음 군대에 갈 차례인 재덕이 오빠에게
“재덕아, 형이 입대해 보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갔더라. 군대에 관한 사전 지식과 고민을 하고 군에 입대한 사람들은 자신이 받아야

하는 훈련과 해야 할 일을 나 같은 사람들보다 더 잘 받아들이고 적응해 가더라.”
재덕이 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환이 오빠의 첫 휴가는 가족들에게 즐거움이었고, 세대 간의 소통이었다는 생각에 나는 기쁜 마음으로

고모네 집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 남동생은 “나는 크면 공군에 갈 거야.” 라며 벌써부터 군대를 정해 놓고 있었다.

 

그런 동생을 보며, 나는 나의 가족과 우리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인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이 땅의 국군장병

오빠들에게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사랑합니다. 국군장병 오빠들! 저희는 오빠들만 믿어요. 모두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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