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반을 휘돌아 나온 겨울바람이 유난히 차다.
넓다란 연병장에는 서울, 경북, 충남, 충북 등지에서 올라온 1천 6백여 장정들이 가득하다. 새해가 시작되고 하루가 지난 1월 2일

1월달에 입영을 희망하긴 했었지만 이렇게도 빨리-, 그것도 하필이면 강원도 102보충대가 훈련부대로 결정될 줄이야......
‘연기를 할까? 따뜻한 3~4월쯤에 가면 좋은데-.’
‘에라! 그냥 갔다 오자. 기왕 한번 갈 건데-, 3월초 제대하면 복학하기도 좋고...’
입소식은 간단히 끝나고, 장정들은 뽀오얀 먼지만 남긴채 내무반 막사로 사라진다. 연병장 주변 스텐드를 빼곡이 메운 가족, 애인, 친구들은 안타깝고 아쉬운 심정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귀가하시라는 부대장의 안내방송에 마지못해 텅빈 연병장을 되돌아보며, 느릿 느릿 부대 정문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한 아주머니가 부축을 받은 채 계속 어깨를 들먹인다.
“울긴 왜...” 나무라는 아저씨의 눈가도 이미 벌겋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 뒤로는 우렁찬 목소리가 골짜기를 울린다.
이들은 사단교육대에서 6주간 최전방의 혹한과 싸우며, 그 보다 더한 홀로서기를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후 국방력의 든든한 초석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고, 26개월 후에는 진짜 사나이가 되어 돌아갈 것이다.

2002년 1월 2일, 102보충대와 306보충대에 3천2백여명의 장정이 입영함으로써 금년도 현역병 입영업무가 시작되었다.
올 한 해 동안 현역병(상근예비역 포함)으로 들어가게 될 입영대상자의 수는 총 21만6천여명. 이들은 육군훈련소와 102보충대, 306보충대, 2군사단(7개), 해군·해병 등 12개 부대에 329회에 걸쳐 입영하게 된다.

입영계획서는 이렇게 작성된다.

현역병입영계획은 군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 정예자원을 적기에 충원하여 강군을 육성한다는 원칙 하에 형평성과 공정성, 개인의 입영희망시기 등 국민의 편익을 최대한 반영하여 수립된다.
연간 현역병 입영계획인원은 27만명에서 28만명, 이들은 모두 모집과 징집에 의해 획득된다. 여기에서는, 군에서 필요로 하는 특수기술분야를 획득하기 위한 지원제는 각군 소관사항이므로 제외하고, 매년 21~22만명을 징집하는 병무청의 현역병입영계획 수립과정과 발전방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각군 참모총장은 그 다음 해의 징집대상자의 부대별, 입영일자별, 적성별 인원을 기재한 현역병 충원계획서를 매년 9월30일까지 병무청장에게 송부한다. 병무청장은 이 계획서와 그해 징집대상 인원을 참고로 하여 지방병무청별, 부대별, 입영일자별, 적성별 인원을 배분, 현역병 입영계획서를 작성하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계획서는 각 군과 지방병무청으로 송부된다.

이에 따라 연간 입영할 징집대상자의 입영일자 및 입영부대가 전산에 의해 자동 결정되는데, 여기에는 적성, 입영희망시기, 자원발생일자(징병검사 일자 등)가 주요 고려 요인이 된다. 결정된 입영일자는 ARS, 인터넷을 통해 안내되며 개별 안내서가 우편으로 송부된다.
한편, 연중 발생하는 재학생입영원, 추가수검, 학적변동 등 별도입영대상자의 입영일자와 훈련부대는 입영계획 결원의 범위내에서 전산에 의해 수시 결정된다.

맺 는 말

금년도 현역병 입영업무는 연초부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등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이 사업의 성패가 곧 병무행정 전반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신뢰로 귀결된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아무튼 현역병 입영업무가 적법하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처리되면, 소중하고 귀한 아들들을 불만없이 군에 보낼 것이며, 이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애정으로 이어져, 튼튼한 국방력 위에서 국가의 융성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금년 한해, 우리의 법과 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뀜으로써 우리 병무청 직원들로서는 거센 변화의 격랑을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러는 시행착오를 각오해야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며, 제도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다른 사명감과 각오로 각자 자신의 업무에 대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