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오늘을 짊어주신 군인 분께.


안녕하세요!
헌재 남차친구를 해군에 보내고 급격히 국군 장병 분들께 관심이 부쩍 늘어난 이소정이라고 합니다.
군대를 보내기 전에 과연 어떤 말로 힘이 날 수 있게 해줄지 많이 찾아보았었어요.
사람마다 특정한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참 행복할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군에 입대하기 전, 당신은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 거에요.
또한 영원히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친구였을거고요.
매일 같이 지치는 훈련에 업무에 그리고 개인 스펙까지,
누구는 군대에서 자격증을 몇 개를 취득했다더라, 누구는 여자친구가 선물도 엄청 보내줬다더라, 이미 군대라는 장소 자체만으로도 압박감이 크고 상실감이 크실텐데 주변의 비교가 더 힘들게 하는 상황이 오실 거에요.


하지만 시간은 많고,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올거에요.
2년 남짓 안되는 시간에 군에서 나와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보다는 군대에서만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무언가를 멋지게 그리고 당당하게 해내실 수 있을거예요 :)
당신은 엄마의 자랑이자 아빠의 미래니까요!
스스로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 보내시길 바랄게요.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너무 멀게 느껴지는 전역일. 그 어떤 말로도 위로를 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올 날들이고 언젠가 그날들이 모두 모여 추억이 되어 있겠죠?
그 멋진 추억들을 훗날 아이들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을 함께 손꼽아 기다릴게요.
이 편지가 어느 분께 도착할지는 잘 모르지만 이 것 또한 큰 기억 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
대학 동기들, 학창 시절 알고 지내던 남자 아이들.그리고 현재 남차친구까지! 입영 날짜를 카톡 프로필 사진에 올려두고 디데이를 세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ㅋㅋ
혹시 읽는 분도 그러셨나요?


저는 남차친구보다 제가 더 마음 졸이고 걱정을 해서 마치 지금 제가 현역 입대를 한 느낌이에요.
어찌 보면 이 편지가 정말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긴 한데,가끔은 이런 것도 좋네요.
여자친구가 있는 분이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읽는 분을 기다리는 건 똑같죠! 부모님이 기다리시잖아요.
저는 남자친구가 군 입대를 하기 전에는 남자친구 부모님을 딱 한 번 스치듯 뵀었는데, 수료식 이후에 정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을 주고받고 있어요.
친구 부모님도 참 어려운데 남자친구 부모님은 어련했을까요!
호칭도 모르겠고, 되는대로 어머님, 아버님. 하긴 했는데 주변에 말하면 다들 놀라고 웃기다고 하기도 해요 ㅎ-ㅎ 뭐 결혼했냐고.
그래도 항상 마주하는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고 싶고, 직접 실행하고 있어요.
비록 남자친구를 생활관 내 편지 왕으로 만들어주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군화와 곰신으로 지내다 보니 더 애틋해지긴 하더라고요.


아! 해군은 호칭이 참 웃겨요.
육군은 군화를 신어서 꾸나라고 부르고, 기다리는 여자친구는 고무신을 곰신이라고 줄여 부르잖아요?
해군은 단화를 신어서 따나라고 부르고, 바다와 연관 지어서 그런지 기다리는 여자친구를 인어라고 불러요ㅋㅋㅋ
그래서 수료식에서 가족 모임 명찰을 받으면 00(남자친구 이름)인어 000(여차친구 이름)
이렇게 인쇄된 상태로 가치고 다녀야 해서 좀 많이 웃기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ㅎㅎ...
여러모로 군인이던 곰신이던 참 대단한 것 같아요ㅋㅋ
그래서 저도 제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믿고 싶습니디^-'
만약 여자친구 있으신 분이면 정말 여자친구분 잘해주세요… 너무 대단한 분이시니까요!
제 대학 동기들은 존버 존버 하면서 입대를 미루고 있어요.존버하다보면 곧 통일이 온다면서ㅋㅋㅋㅋㅋ
확실히 군 복무일은 줄어서 신기해요! 훈련소 생활 영상과 사진들을 평소에 정말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만약 저였으면 매일 울었을 것 같아요.


원래도 독립심이 참 강한데, 뭔가 군대에 가는 순간 독립심이고 뭐고 그냥 다 무너지고 이건 뭐지? 내가 왜? 하고 현실 부정부터 할 것 같아요.
읽는 분도 그러셨죠?
그래서인지 터미널이나 알바를 하다가 군인 분들 뵈면 마음이 뭔가 뭉클해지고 찡한 그런 게 있더라고요.
모든 곰신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ㅎ
아직 대학에 가지 않으신 분이실 수도, 휴학생이실 수도, 졸업생이실 수도 있는데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세요? 항상 궁금했어요.
남자친구는 제가 물어봐서인지 저와 모든 걸 관련지어 이야기해주는데 객관적인 경우에는 어떨지 궁금해요.
저뿐만 아니라 읽는 분 스스로도 궁금해하셨으면 해요.
스스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고(그럴 여유가 있을치는 갈 모르겠지만), 힘든 순간마다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누구며, 어떤 모습인지...
직업인 사람들 외에 여자들은 절대 경험해 볼 수 없는 순간들이니까요!


스스로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한번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ㅎㅎ
기분 좋잖아요.
남들이 나를 특별하다고 여겨주는 것도 너무 좋은데,
우선 스스로 먼저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뭔가 자신감이 붙지 않아요?
흠, 스스로의 자신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XD !!
부모님이 어렸을 때 쓰셨다던 국군 장병 여러분들께 보내는 편지. 저도 정말 써보 고 싶었는데 스무 살이 넘어서야 겨우 쓰게 되네요.
아마 관심이 생긴 이후라 이런 기회도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언젠가 이 편지를 받게 되신다면 이걸 행운의 편지라고 생각해주세요!!
읽는 분의 전역 후의 모습은 정말 창창하고 멋질 거에요!
무조건 그럴거에요ㅎㅎ
한 치의 의심 없이 꼭 웃는 날만 올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당신은 멋진 사람이에요 !


2018.10.07 소정 드림






군장병과 할머님, 여성이 벤츠에 앉아서 다정하게 웃고있는 일러스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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