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편지를 읽고 계실 당신께.
하루 종일 땀 흘리며 고생하시게 만들었을 무더운 여름이 가고 어느새 제법 찬바람 부는 쌀쌀한 가을이 왔어요.
가을이 여름 내내 흘리셨을 당신의 땀을 식혀 줄 반가운 손님으로 당신께 다가갔으면 좋겠는데 혹여 추위가 또 다른 땀방울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어제보단 편안 하셨나요,아니면 어제보다 더 힘드셨나요.
당신께서 짊어졌을 오늘 하루의 무게가 어느 정도였을지 도무지 가능할 수가 없어 함부로 위로도 내뱉을 수가 없네요.
그저 이 편지가 당신의 지친 어깨를 조금이나마 토닥여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하루, 잠깐이나마 하늘을 올려다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게 끝 도 없이 광활하게 펼쳐진 넓은 하늘인데 어느 순간부턴가 하루에 5분도 채 바라보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사실 어려워진게 아니라 현생에 치여 허리 한번 펴기도 어려울 만큼 바쁜 삶을 사느라가 그 이유겠지요.
그것을 깨닫고 난 뒤로 최대한 자주 하늘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하늘을 보면 무언가가 뻥 뚫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또, 누군가가 수고했다며 저를 위로채주는 듯한 느낌도 받아요.
당신께서도 힘들고 지칠 때 하늘을 올려다보셨으면 좋겠어요.
당신께서 올려다 보는 하늘은 매일 먹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오늘 하루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생하셨을 당신이 계셨기에 저는 오늘 하루도 발 뻗고 무사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편지를 읽는 당신께서도 오늘 하루만큼은 발 뻗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편안하고 따뜻한 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또한 당신을, 당신과 같은 많은 군인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혹여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다소 실망스러운 하루였더라도 자책하지 마시고 수고했다고 본인에게 따듯한 위로 한마디 건네주세요.
부디 다치지 말고, 아픈데 없이,
무사히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하루빨리 당신을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품으로,
당신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오세요.
그러실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작지만 당신을 위한, 수많은 군인들을 위한 제 기도가 모이고 모여 당신께 닿을 수 있기를,
당신을 지켜줄 수 있기를 또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지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염치없지만 내울 하루도 잘 부탁드립니다.
2018. 10. 03 수요일.
당신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 중 한 명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