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위공직자, 선거직, 선출직 등에 대하여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신고 및 공개에 관한 법률」이 1999년 5월 제정 시행되어 왔으나, 보다 광범위한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4급 이상의 공직자 등으로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2004년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하여 2005년 7월 1부로 시행되고 있다.
비록 공직자라 하더라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을 침해할 수 없고,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의 병역사항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될 경우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게 됨에도, 특별히 법을 제정하여 병역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이며, 이번에 공개대상자를 확대한 것은 그 기대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병역사항 공개, 꼭 필요한 이유
첫째, 우리나라 일부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와 책임)정신의 부족이다.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일반국민은 그들을 믿지 않게 되고 불신과 피해의식으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없다. 지도층은 가장 혜택받는 계층이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혜택에 수반되는 의무임에도 일부 지도층은 이를 소홀히 하여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비도덕성으로 인하여 그들 또는 그들의 자제가 비록 합법적으로 병역을 감면받았다 하더라도 국민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로서는 소위 힘없고 빽 없는 사람만이 병역의무를 수행한다는 피해의식을 해소시킬 수 없다.

둘째, 뿌리 깊은 국민들의 병역회피 풍조다. 일제 강제징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민초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징집에 응하여 죽거나 다친 사람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보상은 미미했던 것에 비해, 일단 회피한 사람은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기피자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 사는 모순이 병역회피 풍조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풍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이 나라의 안보를 자신할 수 없고 그러기 위해서 우선 지도층부터 의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물론 사회지도층이라고 하여 태어날 때부터 그러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은 많지 않다. 즉 병역을 이행하는 이십대 초반에는 보통사람이었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마침내 지도층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지도층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병역의무 회피가 장차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가가 미리 예고해 둘 필요가 있다. 소극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병역사항 공개는 사회일반의 병역회피 풍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국민들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다. 사실 일반 국민들이 생각과는 달리 지도층의 병역감면율은 높지 않다. 투명하게 공개함으로 해서 오히려 국민들이 지도층을 이해하고 따라주는 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