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훈련
드디어 훈련, 기지방어 훈련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훈련이다. 기지 내를 행군하며 조교의 설명을 듣는 것이 주 훈련으로 바닷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니 아주 상쾌했다.
화생방 이론 교육은 새벽에 일어난 우리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눈이 자꾸 아래로 아래로 감겼기 때문이다. 사진병의 예리한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으려 내려가는 눈을 애써 올려 뜨고 옆 자리의 직원을 서로 꼬집으며 1시간을 힘들게 참았다.

이론교육을 마치고 실전교육을 하였다. 화생복 입기 시범도 우리 직원들이 솔선수범하며 보였다. 방독면도 난생 처음 써 보았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이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가스체험이다. 예비군들이 한 명 두 명 가스체험장을 나오는 모습을 보니 겁이 났다.
큰일이군, 그러나 예외는 없다. 드디어 우리 차례, 가스체험실에 들어가 방독면을 벗는 순간 눈이 메워지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예비군들은 30초를 견딘다고 하는데 우리는 조교에게 애절하고 처절한 눈빛을 보내 7초만에 겨우 가스체험실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기침을 하며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흘리니 지켜보던 예비군들과 훈련조교들이 박수를 쳐 주었다.
으쓱!!

아는 만큼 보인다
예비군들과 함께 한 1박 2일 간의 동원훈련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체험학습 전에는 막연하게 생각되던 동원훈련의 의의나 목적들이 피부에 와 닿았다. 내가 느끼고 알아야 타인을 설득할 수 있듯이 이제는 동원훈련 대상 예비군들에게 좀 더 자신있게 나의 업무를 얘기할 수 있으며 예비군들의 애로사항에 대하여도 마음을 열고 들을 준비가 되었다.

공군예비군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원거리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와 합리적인 문제 사이에서의 갈등의 연속이었다. 예비군들의 항의도 많이 받았고 원망도 많이 들으면서 쌈박한 해결방안을 생각했다. 그러나 예비군들과의 만남 속에서 오히려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정답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전에 예비군들에게 원거리로 갈 수 밖에 없는 사유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였는가? 아니다. 항상 수동적인 자세였다. 공격해오면 대응하는... 앞으로 부대와 병무청에서 이에 대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비군들이 궁금해하기 전에 사전에 미리 정보를 제공하여 믿음과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 나갈 것이다.

현장체험은 내가 일상으로 돌아 왔을때 살아있는 행정을 할 수 있는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또한, 다시 한번 소중한 경험들을 되새기며 가슴이 뜨거워 질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지면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