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습니다.”미치(狂)니 미친(及) 사례다.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적극적 사고방식’이라고 한다. 집중과 몰입 없이는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때의 행운은 오히려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경제, 과학, 문학, 예체능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미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사랑도 그렇다.

우연히 손에 넣은 책‘미쳐야 미친다’가 내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가 쓴 이책은 2004년 발간된 이래 벌써 40판을 찍었다.‘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조선시대 지식인 중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던 안티 또는 마이너들의 열정과 광기를 기록한 책이다. 그들의 기록도 흥미롭지만 쉽게 풀어쓰고 멋들어지게 표현한 정교수의 뛰어난 글 솜씨에 감탄하는 바이다.

1년 내내 꽃밭아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절에 따라 피고지는 꽃술의 모양, 잎새의 모양을 쉴새없이 관찰하여 글과 그림으로 남긴 김덕형. 손만 대면 바스라지고 낡고 찢어진 옛그림도 그의 손만 거치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게 했던 표구의 대가 방효량. 돌의 품질을 따지지 않고 칼만으로 밀납 깎듯 벼루를 만들었던 정철조. 그들 모두 미치지 않고는 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과거 시험장에서 쓴 답안지의 한 글자가 왕희지와 비슷하다고 해서 답안지를 품에 안고 돌아온 최흥효. 다락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다 사흘만에 발견한 아들을 보고 아버지가 노하여 매를 때리자 울면서도 눈물을 찍어 새를 그렸다는 이징. 산에 들어가 연습할 때 한 곡조를 부를 때마다 모래를 신발에 던져 신발이 모래로 가득 차야만 돌아왔다는 학산수. 이들은 모두 예술에 득실을 잊고, 영욕을 잊고, 사생을 잊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독학으로 수학, 기하학, 천문학을 통달하여 조정에 발탁되었으나 세상은 재주 있는 자를 결코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그를 시기하는 사람있어 쓸쓸히 낙향 한 후 주역으로 절망을 견디며 이또한 일가를 이루었으나 끝내 곤궁속에 굶어 죽은 김영의 이야기는 우릴 가슴 아프게 한다.

또한, 시문과 그림이 탁월했고 병법에도 능하였으나 세상이 그를 알아주지 않자 불우를 곱씹으며 타관을 떠돌다 머리가 없었다면 번뇌도 없을 것이라며 도끼로 제 머리를 쳤고 귀가 멀어야만 이 미친 세상의 소음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할 것이라며 송곳으로 귀를 찌른 서문장의 이야기에서는 천재의 비애를 느껴본다.

우둔함에 좌절하는 내게 김득신의 이야기는 용기를 준다. 지혜가 부족하고 재주가 몸시 노둔했던 김득신은 백이전(伯夷傳)을 1억1만3천 번, 노자전(老子傳)을 2만 번 읽는 등 만 번 이하로 읽은 것은 아예 꼽지도 않고, 만 번 이상 읽은 글이 36편이 된다고 한다. 가히 엽기적인 노력을 한 그도 훗날 큰 시인이 됐다고 한다.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하듯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리고 단순무식한 노력 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우둔하다고,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은 김득신의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스승으로 모실 일이다.

특히, 인도자가 중요한 순간마다 위에게 건네주는 세 장의 카드에 담겨진‘행복의 조건’,‘ 즐거움의 조건’,‘ 성공의 조건’을 통해 위는 인생의 단순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