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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벽보>Cook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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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기행/중국편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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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정인화(경향신문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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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k |
중국요리지난 호에 일본우동 이야기를 썼는데 우동 맛있게 먹는 데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지론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것인데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 중국음식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자장면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음식은 그 역사와 땅덩어리 넓이, 인구수만큼 다양하고 맛도 가지가지라 짧은 지면에 소화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만 그래도 귀한 지면이니 만큼 저의 지식을 총동원해 읽는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고자 합니다.
음식은 맛있게 먹으면 천하의 보약이라 했으니 아무쪼록 앞으로 중국음식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북경요리, 광동요리, 사천요리, 상해요리 등 중국 4대 요리와 술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중국음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을 좀 드리고 먹는 법, 주문하는 방법, 식사예절, 그리고 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음식은 처음부터 많이 먹으면 나중에 진짜 맛있는 것을 못먹게 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흔한 이야기가 돼버렸습니다만 우선 중국음식의 일반적 특징부터 알아볼까요.
중국음식은 재료의 선택에서 확실히 세계의 음식을 제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지구상에서 살아있는 동식물은 뭐든지 먹는다고 할 정도로 재료가 광범위하고 또한 선택에 금기가 없지요. 곰발바닥, 개미, 뱀, 제비집, 개, 말, 닭, 너구리, 개구리, 온갖 채소, 꽃 종류 등 예를 들자면 한이 없겠죠. 또한 맛이 풍부하고 다양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겠고요. 조리할 때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만 음식을 불에 볶을 때에는 센 불로 최단시간에 볶아 영양파괴를 줄여 쉽게 물리지 않지요. 녹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또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음식의 수분과 기름기가 분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랍니다. 여기에다 조미료와 향신료를 풍부하게 사용하죠, 게다가 외양은 또 얼마나 화려합니까.
간단하게 중국음식의 특징을 살펴봤지만 중국인들은 아침, 점심을 간단한 면이나 빵으로 먹는 반면, 저녁은 가족이나 친지들과 어울려 잘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럿이 모여 식사할 때는 8, 12가지나 16가지 요리가 상에 오르는데 이를 8개채, 12개채 등으로 부릅니다. 뭐, 일반 가정에서 12개채 정도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고요, 4개채에 1개탕이 보통 기본이 되지요.
그런데 음식 가지수가 모두 짝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중국 사람들은 짝수를 좋아해서 요리의 가지수는 되도록 짝을 맞춘다고 하네요. 그러면 4개채 더하기 1개탕 하면 홀수인 다섯이 되는데 어떻게 짝수가 되느냐고요? 여기에 후식이 더해져 6개가 되는 것이지요. 보통 전채, 볶음요리, 조림요리, 기름에 튀긴 요리, 생선 순으로 나오고 마지막에 후식이 나오게 됩니다. 만약 8개채라면 튀김요리와 탕요리가 더해집니다. 탕은 대개 특별한 것이 없이 아무거나 국물이 있으면 된답니다.
요리가 나오는 순서는 이렇게 기억합시다. 국물이 적은 것, 찬 요리, 저렴한 요리부터 나오기 시작해 고급요리가 나오므로 대개 코스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먹으면 되고요, 메인요리로는 생선찜이나 튀김이 많이 나오므로 생선이 나오면 아, 이제 끝나가는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주문을 한번 해볼까요.
주문을 하려면 먼저 메뉴판을 읽을 수 있어야 되는데 중국음식의 이름은 대개 요리의 모양이나 처음에 만든 사람이름 혹은 연관된 지명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름만 보고 맛을 알기가 힘들지요.(이 부분은 다음호에서 좀더 자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하지만 땅덩어리가 워낙 넓다보니 서로간에도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요리명만 보고도 사용된 재료, 조리방법, 맛 등을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메뉴판에서 고른 음식이 탕인지, 구운 건지, 삶은 건지를 알아야 제대로 먹을 수 있겠죠.
차오(炒)는 중간 불로 기름에 볶는 것, 샤오(燒)는 기름에 볶은 후 삶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뜨거운 기름으로 단시간에 튀기거나 또는 뜨거운 물로 단시간에 데치는 바오(爆), 다량의 기름으로 튀겨내는 자(炸),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지져내는 젠(煎), 주재료에 국물을 붓고 쪄내는 둔(燉), 찌는 정(蒸), 달콤한 녹말 소스를 끼얹는 류(溜), 불에 직접 굽는 카오(火考),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 달여내는 카먼(火悶), 재료를 연기로 찌는, 일종의 훈제법으로 조리하는 쉰(燻), 얇은 옷을 입혀 바삭바삭하게 될 때까지 튀기는 췌이(脆), 삶는 펑(烹), 묵처럼 응고시켜 만드는 둥(凍), 녹말가루를 연하게 풀어넣는 후이(會), 약한 불에다 서서히 연하게 익히는 웨이(火畏), 스프 종류를 말하는 탕(湯)과 촨(川), 특히 촨은 찌개와 같은 조리법으로 국물이 적고 건더기가 많이 들어간 요리를 말합니다. 요리의 재료나 재료 모양, 조미료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것들은 <표>로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료의 배합형태를 보고도 요리를 알 수 있는 데 삼선짬뽕, 팔보채, 오향장육 등으로 표현되는 것이 그것입니다.
싼셴(三鮮)은 세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요리, 바바오(八寶)는 여덟 가지 진귀한 재료를 넣어서 만든 요리, 우샹(五香)은 다섯 가지 향료를 쓴 요리, 스징(十景)은 열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요리, 바이징(白景)은 우리 나라의 신선로와 같은 모양의 훠꿔즈(火鍋子)라는 그릇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귀한 재료를 넣어 만든 요리, 싼딩(三丁)은 세 가지 요리를 정육면체 모양으로 썰어서 만든 요리를 말합니다.
머리가 빙빙 돌겠지만 하나 실습해볼까요. 메뉴판에서 칭차오샤런(淸炒蝦仁)이란 음식을 골라봅시다. 차오는 앞에서 설명해드린 대로 기름에 볶는 조리방법이고요, 샤는 새우, 샤런은 새우살을 말합니다. 즉 새우살을 기름에 깨끗하게 볶은 요리란 것을 대번에 아시겠죠. 그러면 짱니우로우(醬牛肉)는 간장과 소고기이니 우리의 장조림과 비슷하겠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경우 대개 채소(쑤차이:素菜)와 육고기, 해산물 요리를 조합하고 냉채(량차이:凉菜)와 더운 음식을 적절히 조정하고 간단히 밥이나 면을 곁들여 주문하면 무난한 편이지만 위에서 학습한 것을 한번 실험해봐도 좋겠지요.
이제 주문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중국의 경우 특별한 예절을 갖추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그들과 함께 먹을 때는 금기같은 기본관습은 알아두는 것이 좋겠죠.
우선 가장 기본적인 식사예절입니다. 한국사람들 국 없으면 밥 못 먹는다는 분이 많이 계신데 그렇더라도 중국에서 식사초입부터 국 내놓으라고 하시지는 제발 마십시오.
중국 사람들은 쌀밥과 요리를 먼저 먹고 국은 맨 끝에 먹거든요.
특히 중국 사람들에게는 미신과 관련된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저로 밥그릇을 두드리는 것은 거지를, 밥위에 수저를 꽂아두는 것은 제삿상을 의미하는 것은
우리와 같지만 식사를 다 마친 후에 숟가락을 엎어놓는 관습은 우리에게는 꽤나 생소한 것입니다.
이는 사용하고 난 수저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예절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술잔을
사이에 두고 젓가락을 양쪽에 하나씩 놓지 않는 것이나 젓가락 한 짝의 길이가 서로 다른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 또한 중국사람들에게는 중요합니다. 젓가락이라는 뜻의 중국말 첫글자 쾌는
빠르다는 의미의 쾌와 발음이 같아서 젓가락이 나뉘어졌다는 말은 빨리 헤어질 것이라는 말과
같이 들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젓가락의 길이가 짝짝이인 경우도 불길한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밥그릇 말고
또 다른 밥그릇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런 것에 엄격한데,
두개의 밥그릇을 사용하면 두 집 살림을 차린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빠지지 않는 것이 있죠. 바로 차입니다. 기름진 음식이 주를 이루는데도 비만인이 드문 것이 바로 이 차를 즐겨 마시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음식 먹기 전부터 끝나고 난 뒤까지 아무리 많이 마셔도 누가 탓하는 사람 없으니 마실 수만 있다면 양껏 마셔도 좋습니다. 그만큼 차맛이 뛰어나니까요. 가장 흔한 차는 마오리화차(茉莉花茶)로 우리나라에서는 재스민차로 더 유명하지요. 4분의 1 정도 발효시킨 차에다가 마오리화 꽃을 혼합하여 만든 차입니다. 차 이야기가 나온 김에 유명한 차 몇가지만 더 소개하지요.
룽징차(龍井茶)는 중국 차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데 청나라 건륭제 때에는 황실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고급품으로 항저우(杭州) 룽징이 특산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도 많이 즐기는 우롱차(烏龍茶)는 푸젠(福建)성의 우이산(武夷山)에서 나는 것이 가장 고급품으로 ‘우이산수(武夷山水)’라는 상표가 붙은 것이 가장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 인젠백호(銀針白毫)는 고원이나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진귀한 차로, 옛날부터 황제만 마실 수 있었던 불로장생의 약차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오래 살고싶은 분들 욕심 내볼 만하죠. 이밖에 윈우차(雲霧茶, 장시성[江西省]의 루산[盧山] 특산), 푸얼차(普海茶, 윈난성[雲南省] 특산), 류바오차(六堡茶, 광둥성이나 광시좡족 자치구 특산), 푸주안차(茯塼茶, 후난성 특산), 군산인젠차(君山銀針茶), 톄관인차(鐵觀音茶) 등은 무조건 유명한 차이므로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드셔보십시오.
중국음식을 제대로 즐기려면 전통있는 전문음식점을 한번 가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되리라 믿습니다. 각 지방마다 특색있는 전문요리를 하며 역사가 오래된 고급음식점에 속하는 곳이 많아 가격도 자연 비싸지요. 대개 반점(飯店), 찬청(餐廳), 주가(酒家), 채관(菜館) 등의 명칭이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거리음식점을 이용해보지 않고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순 없겠죠. 길거리에 좌판을 늘어놓고 면이나 만두 등의 간단한 음식을 파는데, 가격이 싸고 즉석에서 먹을 수 있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한답니다. 면을 삶아 건져 국물에 야채를 곁들여 파는 라면(拉麵), 칼로 조금씩 자르며 날려서 끓는 물에 삶아낸 뒤 얼큰한 국물에 넣어 파는 다오샤오면(刀削麵), 밀가루 부침에 달걀과 파 등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찌엔삥(煎餠), 적당한 야채를 찹쌀 반죽으로 싸서 튀긴 춘쥐안(春捲), 밥 위에 몇 가지 반찬을 얹어 파는 식사류 등이 있습니다.
자, 그럼 다음호에서는 중국의 4대 요리와 함께 세계최고의 명주를 반주로 들면서 중국음식을 즐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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