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많은 형제들 밑에서 막내로 태어난 나는 항시 모든일에 의존적이었고, 책임과 의무는 내가 아닌 언니, 오빠들의 몫일 뿐, 나에겐 오로지 이기심이나 애교만이 필요하고 그것이 전부라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가족들에게 귀여움과 사랑을 받기엔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22년을 살아온 어느 날 졸업을 앞두고 닫힌 취업문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실망과 좌절감을 느꼈다. 아무것도 내 힘으로는 해결될 일이 없을 것 같은 막막함,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그 무서움과 외로움. 한동안의 방황 끝에 뭔가의 결단이 필요했고, 그 결단이 서기까지 가족들의 보살핌과 위로가 나에겐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아마 합격하신 모든 분들 역시 이런 가족들의 격려와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현재 이 자리에서 느끼는 행복을 아마도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합격 후 생각보다 일찍 본청으로부터 병무청의 발령 소식을 전해 듣고 원하던 지역, 원하던 기관으로 발령난 것에 대해 더없이 만족했다. 연례에 없던 신규직원 연찬회를 비롯해 다양한 병무행정 관련 업무에 대한 교육을 본청의 배려로 1박2일 동안 받게 되었다. 모든 것에 낯선 신규 직원들을 위한 배려로 50명의 신규 직원들이 서로의 화합과 우정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개괄적으로나마 그곳에서 병무행정의 업무를 익힘으로써 이곳 경인청의 업무에 적응하는 데 적지않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 20일 남짓 경인청에 출근하는 내 모습이 아직은 믿겨지지 않고 어색하다. 하지만, 이곳 경인청 역시 청장님이나, 과장님, 또 그밖의 많은 선배님들의 친절한 배려와 격려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직원들을 위해 BOQ(독신자 숙소)를 신축하고,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체력 단련실, 그 밖의 깨끗한 주변 환경, 그보다 더 좋은 것은 가족같은 직장 분위기이다. 그래서 편안하고 안락한 집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렇듯 신규 직원을 위해 아낌없는 배려와 호의를 베풀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이는 더욱더 병무행정에 정진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앞으로 국민의 봉사자로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2001년 16명의 경인청 동기들, 우리 모두 힘내고 항상 함께하자구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