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도 이제 기다림이 끝났다 싶으면 신원조회서 및 부처희망원을 제출하고 기다리라 하고 부처 추천결과가 나온 뒤로도 향후 일정에 대해 기다리라 하고. 아무튼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대전정부청사에 집결하여 1박 2일간의 교육을 받는 날, 인사담당 과장님께서 당부하시는 말씀도 ‘인내’였다. 공무원으로서 가져야 할 미덕중 가장 중요하다는 ‘인내’를 시험준비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실천한 셈이다.

지금 나는 병무인의 한 사람이 되어있다. 발령받고 첫 출근한 날의 설레임과 떨림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일주일이 지나갔다. 내가 병무청으로 발령났다고 말했을 때, 주변에선 “뒷돈 많이 들어오겠다”라고 농담섞인 말을 하거나 “먹고 노는 공무원이 되었으니 참으로 좋겠다”란 말을 했다. 하지만 내가 보고 느낀 병무행정은 먹고 노는 일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병무행정의 투명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인력감축으로 한 사람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과중하여 매일같이 야근을 해야 하는 힘든 여건이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민원전화가 걸려오고 민원인들이 찾아와도 얼굴 찡그리는 일없이 웃으면서 응대하는 모습이 진정으로 프로답고 아름답다. 선배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 민원인이 찾아와 내게 질문한 적이 있다. 법규집을 읽어보았으나 적용이 안되는 나는 나의 해당업무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는데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공무원증을 가슴에 달고 있으나 아직은 모든게 서투르고 실수연발이다. 나의 경우 다른사람 보다 좀 늦은 나이에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남들보다 빨리 업무를 익혀 내몫의 일을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