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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벽보>Cook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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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맛기행/중국편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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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중국요리
정 인 화 (경향신문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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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우리는 중국음식의 일반적인 특징과 먹는 법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중국음식의 종류와 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나라도 각 지방마다 음식맛이 다르듯이 중국도 땅이 넓어 지역에 따라 대표하는
음식이 다르고 그 맛 역시 다릅니다. 중국음식은 대개 4개 지역 요리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북경요리, 상해요리, 광동요리, 사천요리가 그것인데요, 우리 나라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중국요리는 광동요리와 사천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경요리(京菜)는 북경이 원(元)·명(明)·청(淸) 3대의 수도였기에 중국의 국가요리라
불릴 정도입니다. 북경요리는 수도인 북경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산동성, 서쪽으로는
타이위안(太元)까지의 요리를 포함하는데 지리적으로 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궁중요리
등 사치스러운 고급요리가 발달했습니다.
한랭한 기후로 인해 추위에 견디기 위해 기름기를 많이 사용한 고칼로리 음식이 발달되어
있으며 강한 화력을 이용한 튀김과 볶음요리를 일품으로 꼽죠. 화북지방의 풍부한 물산을
바탕으로 한 면, 만두와 육류요리가 대표적이며, 궁중요리인 滿漢全度(만주, 중국, 몽고요리
총집결의 의미)는 적어도 30가지, 많으면 160가지 요리가 나오는 중국요리의 정수라고 합니다.
유명요리로는 북경오리구이, 케찹대하, 해삼조림, 쇠고기 숙주곁들임, 돼지고기 짜장볶음
등이 있습니다.
이중 북경의 궁중요리를 대표하는 '베이징덕'이라 불리는 통오리구이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요리는 집오리를 구운 것으로 중국말로는 '베이징 카오야'라고 하며 600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베이징 카오야는 맛뿐만 아니라 재료로 쓰이는 오리의 사육법으로 더 유명하지요. 부화한 후 50일
정도가 된 오리를 좁고 어두운 곳에 집어넣어 강제로 먹이만을 먹입니다. 보름정도 운동도
안하고 마음껏 먹기만 하니, 이 오리는 영양과잉과 운동부족으로 몸 전체에 지방이 오르게
되면서 처음보다 2배 정도로 뚱뚱해지지요. 베이징 카오야는 이런 방식으로 사육된 오리가
아니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오리의 깃털과 물갈퀴를 떼내고 내장을 꺼내어
껍질과 살 사이에 공기를 넣어 부풀어오르게 한 다음 몸 표면에 엿을 발라서 햇볕에 쪼인
뒤 특별한 아궁이에서 표면이 다갈색이 될 때까지 잘 굽습니다. 베이징 카오야는 이 바삭바삭한
껍질이 가장 먹을 만한 부분인데, 먹을 때는 만두피처럼 얇은 전병에 된장을 바르고 파와 함께
싸서 먹지요. 보통 6인분씩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같이 먹는 게 좋겠죠.
상해요리(蘇菜)는 중국 중부지방의 대표적인 요리로 난징(南京), 상하이(上海), 양저우(揚州),
쑤저우(蘇州) 등지의 요리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양자강 유역에서 나오는 풍부한 해산물과 미곡, 따뜻한 기후를 바탕으로 이 지방의 특산물인
장유(醬油)를 사용하여 만드는 것이 특징이죠. 맛이 비교적 담백하고 기름기가 많으며 진한데요,
새우, 게 등의 해산물요리와 쌀밥, 소흥주가 유명하며 유명요리로는 진주완자, 게볶음, 생선찜,
삼선볶음국수 등이 있습니다.
북경요리가 궁중요리답게 화려하다면 상해요리는 모양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반면 깊은 맛을
내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에 장식은 거의 없이 소박하지요.
상하이는 쌀 생산지로도 아주 유명하기 때문에 쌀밥에 어울리는 요리가 발달한 점도 기억해두세요.
또한 바다에 인접한 관계로 해산물요리도 발달했는데 생선 한 마리를 가지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양념을 달리해서 맛을 낼 정도랍니다. 대표적인 요리는 돼지고기에 진간장을 써서 만든
홍사오로우, 한입 베어 물면 뜨거운 수프가 입속에 가득 퍼지는 만두인 샤오롱빠오, 꽃빵인
화주안, 바닷가재요리인 푸룽칭세 등이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이걸 못 먹으면 상해요리를 먹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게요리랍니다.
상하이 게요리는 양쯔강 하류에 서식하는 민물게로 만든 것으로 어떻게 조리한 것이든 다 맛있지만,
게를 푹 쪄서 생강 조각을 넣은 초간장에 찍어 먹는 게찜이 특히 일품이죠. 또한 산 게를 술에
담아 먹는 '취해(醉蟹)', 또 여러가지 재료를 달리해서 조린 게요리등도 유명합니다.단 9월
말경부터 1월 중순까지 시기에 잡힌 게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답니다.
광동요리(廣菜)는 두 말이 필요없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중국요리로 광저우(廣州),
푸젠(福建), 차오저우(潮州), 둥장(東江) 지방의 요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탕수육, 팔보채 등이 바로 광동요리랍니다. 16세기 이래 외국 선교사와 상인들의 왕래가
빈번하였기 때문에 전통요리에 서양 요리법이 결합돼 일찍부터 세계화됐다고 할 수 있겠지요.
옛부터 '먹는 것은 광주에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리가 발달해 왔는데 맛은 담백하고
달짝지근한데다 산뜻하고 날 것에 가까운 풍미의 매력도 느낄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가장 종류가 많은 것이 이 요리로, 재료는 4발 달린 짐승이면 무엇이든 된다고
할 정도인데 뱀이나 고양이, 살쾡이, 물방개 등 기상천외한 요리도 많습니다. 유명 요리는
차사오(구운 돼지고기), 피옌피루주(어린 통돼지구이), 구라오러우(광동식 탕수육), 광동집
오리요리, 레몬닭고기조림, 새우속 찐만두, 동강두부, 돼지갈비케찹조림, 닭살모듬볶음 등이
있으며 차, 죽, 디엔신(얌차)이라 부르는 스낵 등도 추천하겠습니다.
이중 대표요리로 꼽을 만한 것이 통돼지구이와 집오리요리입니다.
통돼지구이는 어린 돼지를 끓는 물에 넣어 털을 뽑고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는 장, 술,
오향가루, 참기름, 소금 등의 갖은 양념을 한 후 꼬챙이에 돼지 몸통을 꿰어 불에 구운 것입니다.
잘 구워진 통돼지를 몸통 그대로 접시에 놓고 칼집을 낸 후 베이징 오리처럼 장, 파와 함께
밀전병에 싸서 먹는데 그 맛은 그야말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고 할 정도죠.
집오리요리는 정확히 말하면 물갈퀴 요리인데 20일 정도 운동을 시키지 않고 사육한 오리를
뜨거운 철판 위에 몰아넣고 뜨거워 난리를 치는 오리의 물갈퀴가 빨갛게 되었을 무렵 그
자리에서 다리를 잘라내 양념을 해 먹습니다. 맛은 끝내주는데 좀 엽기적이지요.
사천요리(川菜)는 내륙요리의 진수로 중국 서부지역의 요리를 대표하며 양자강 상류의
산악지대인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지방의 요리를 말합니다. 내륙지방이라서
여름에 매우 더워 부패를 막기 위해 매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고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소금절이나 건조저장식품이 발달했습니다.
조미료로 고추가루, 후추가루, 생강 등을 애용하기 때문에 요리맛은 얼얼하고, 맵고 강한
향기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매운 것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입맛에 잘 맞아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죠. 두부와 돼지고기요리가 유명하며 유명요리로 삼겹살야채볶음, 마파두부, 간소새우,
두반어, 삼선누룽지탕, 닭고기조림 등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파두부는 고추장(또는 두반장), 참기름, 마늘, 파, 생강 등을 기름에
볶다가 깍두기 모양으로 썬 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전분으로 걸쭉하게 하는 요리입니다. '마파'는
곰보노파를 말하는데 마파두부를 아주 맛있게 잘 만드는 할머니의 얼굴이 곰보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맛있는 요리에 곁들이는 술 한잔은 미식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능히 취할 식도락이라 할 만하지요.
중국의 술은 지방마다 한두 개 정도의 특산주가 있을 정도로 술의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 도수가 보통 40~60도로 독한 것이 특징이지요. 대표적인 두 가지만 들겠습니다.
백주(白酒)와 황주(黃酒)가 그것인데요, 백주는 증류주고 황주는 양조주, 또 백주는 독하고
황주는 덜 독한 술이란 차이부터 아시면 되겠습니다.
황주는 곡류나 잡곡류를 원료로 해서 만드는 데 알코올 도수는 10~20도 정도로 낮은 편이죠.
중국영화 '붉은 수수밭'에서 여주인공 궁리가 양조장에서 만드는 붉은 술, 그게 바로 황주랍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저장성(浙江省) 샤오싱(紹興)에서 생산되는 샤오싱주(紹興酒)입니다. 소흥주는
말린 매실을 잔에 넣어 마시는데 와인처럼 시고 단맛이 나고요, 특히 겨울에는 정종처럼 데워먹고,
여름에는 차게 해서 마시면 제 맛이 난다는 것 잊지 마세요. 황주의 종류로는 소흥주, 심항주,
즉묵로주 등이 있는데 그중 소흥주의 품종으로는 원홍주, 가반주, 선양주, 향설주 등이 유명합니다.
백주는 우리가 흔히 배갈(白干兒), 즉 고량주라고 하는 술을 가리키는 것으로 고량(高梁.수수)
등의 곡류나 잡곡류를 원재료로 해서 만든 증류주입니다. 보통 알코올 도수가 50~60도가 되고
더욱 진한 것은 65도까지 되는 것도 있어 중국술이 독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백주를 두고 하는
말이지요. 술이 독함에도 뒤끝이 깨끗하다는 게 중국술의 매력이라고 하겠는데요. 몇 년전 제가
중국에 갔을 때 어떤 행사 때문에 한 자리에서 배갈을 무려 80잔이나 먹었는데도 이튿날 새벽
깨끗하게 일어난 경험을 한 이후로 저는 술 중에는 중국 술을 최고로 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백주로 유명한 것은 구이저우성에서 생산되는 마오타이(茅台)주, 산시성에서 생산되는 펀(汾)주,
허난성에서 생산되는 두캉(杜康)주 등과 수수, 밀, 옥수수, 찹쌀, 멥쌀 등 5종의 곡물을 재료로
해서 빚은 우구예(五穀液)도 유명하지요. 표로 소개된 중국의 8대 명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일이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지면사정상 표로 간략히 대신하겠습니다. 8대명주란 중국정부가
1953년, 1963년, 1973년 역대 세 차례 술평가회를 가져 최고의 술을 선정했는데 바로 이 국가공인
감정대회에서 수상한 8가지 술을 말합니다. 국내의 제법 유명한 중국음식점을 다녀봤으나 8대
명주를 갖추고 있는 집은 많지 않더군요. 우리는 어쩌면 가짜 중국술에 현혹돼 진짜 중국술을
못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만한 음식에 이만한 술이 차려졌으니 자 '깐, 깐, 깐' 하고 맛있게 먹자고요.
우리의 '원샷'에 해당하는 게 '깐(乾)'인데 중국인들은 술자리가 처음 시작됐을 때 술을 연거푸
석잔 '깐, 깐, 깐'합니다. 이후로는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그렇지 않으면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자! 그러면 깐, 깐, 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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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여름호 병무지
통권 제 48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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