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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이 대전 국립현충원 주변이라 그런지 6월이 되면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자주 되새겨 보게된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전사자 17만 8천여명, 부상과 실종 포로 등의 숫자까지 포함하면 77만 여명의 고귀한 목숨들이
희생된 6,25 전쟁. 50여년전,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응한 그 젊음들을 생각하면 오늘
이 시간 이 자리의 의미가 새삼스러워진다 요즘 대한민국 헌법 제정이래 지난 50여년 간 국민의
4대 의무로서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던 국방의무가 잦은 논란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인기연예인의
병역회피문제에서부터 일부 부유층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가지가지다. 어쩌다가
신성하고 숭고한 국방의무가 국민들을 귀찮게 옥죄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일부 종교에서 제기하기 시작한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문제는 이제는 당당히 우리사회 인권문제로까지
비화해 버렸다. 그들은 병역의무이행에서 특혜를 인정받고 싶다는 의사를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주장과 논리로 호소하고 있다. 이른 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주장한다. 자신들은 결코 병역을
면제받자는 것이 아니며,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군복무를 대신하고 싶을 뿐이라고. 또, 그들은
정부가 관심만 있다면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양심의 범위와 한계를 규정짓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쳐두고라도, 대체복무제도의 도입과 관련한 그들의 제안은 수용하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 우리 안보의 현실이다.
집총을 거부해 현역도 피하고 전쟁에도 나가지
않을 수
있다면 과연 누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서겠는가!
대체복무제도란 현역병으로 충원하고 남은 자원을 형평성 있는 의무부과차원에서 기간산업육성이나
기타 공익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제도이다. 이들은 공익근무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으로 분류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일정기간 전투병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게된다.
그러나 이들 역시 4주간의 군사훈련과 전역 후 8년간은 유사시를 대비해 예비군 전투요원으로서
소정의 훈련과정을 거쳐야하며, 45세까지는 전쟁이 발발하면 총을 들고 전쟁에 참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경우 이 모든 것을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이들은
일체의 집총 훈련과정이 생략된 별도의 대체복무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복무방법의 문제뿐만 아니라 집총을 거부하기
때문에 유사시 이들을 전쟁에 투입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쟁의 위협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만약 이들처럼 집총을 거부해 현역도 피하고 전쟁에도 나가지 않을 수 있다면 과연 누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서겠는가!
인간은,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로서 이 지상에 초대받은 이상,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규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다. 대한민국의 법을 거부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전쟁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그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묻고 싶다. 물론 요즘 확산된 마이너리티에 대한
사회적 배려에 동승하여 소수의 인권도 보호되어야할 가치가 있다는 그들의 의견을 수용, 새로운
대체복무제도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결과 파생되는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산은
어떻게 막을 것이며, 도대체 이들의 대체복무기간은 얼마로 정해야하는가.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산,
어떻게 막을 것인가?
우리는 양심이란 말을 진실로 양심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양심을 어진 마음이나 자기의 엄정한
심판자로 여기지 않고, 자기에게 유리한 이기적인 마음을 그럴싸하게 위장해주는 포장지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게다가 양심이란 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잣대를 만들어 심사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런 약점을 악용,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속출한다면 그러지 않아도 감소추세에 있는 병역자원을 어떤 방법으로 충원할 것이며, 일단 유사시
전쟁에 참여할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병역은 누구에게나 짐스럽고 부담스러운 의무로 갖가지의 구실과 이유를 들어 피해가려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수용할 경우 이런 부류들에게는
좋은 구실을 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대체복무기간, 타인의 목숨을 담보한 희생에
무임승차한 대가로 산정해야
흔히들 현역 복무 26개월만 마치면 병역의무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이 때문인지 그들은 대체복무기간을 현역복무26개월을 기준으로 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역대상자들의 경우, 현역복무 26개월과 전역 후 8년 간의 예비군훈련, 유사시 45세까지
전쟁에 동원되는 등 국방의무가 부여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기간은
이에 비례해 산정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기간을 얼마로 정하든 다른 젊은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희생에 무임승차한 대가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지금 대전 국립현충원에는 2만 6천 여기의 젊은 영령들이 안장되어있다. 그들은 조국이 위기에
처하자 총을 들고 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하나뿐인 목숨을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을 위해
기꺼이 바쳤다.
그들 또한 누구보다 양심적인 젊은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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