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직장이 있으면 가문의 영광, 30대에 직장이 있으면 동네잔치, 40대에 직장이 있으면 신의 은총, 50대에 직장이 있으면
가사의.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이다 보니 내가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 역시 거의 다 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푹푹~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한숨의 빛깔이 다르다. 까짓거..두 배 세배 더 열심히 일하면 되겠죠! 저 혼자만 힘든가요? 이렇게 희망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휴, 어떻게 살아갈지 앞이 도무지 안 보여요. 사방천지가 껌껌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지금 현재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내가 경상도 창원에서 만난 41살 원필숙씨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캐’내는 멋진 사람이었다. 그녀는 택시기사다. 머리는 조폭 머리. 옷은 남자 옷. 호기심의 천재인 나는 택시에 타자 그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분명히 여자였다. 나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님, 아줌마예요? 아저씨예요? ”그녀의 대답이 멋졌다.“지는예, 경우에 따라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되는 사람입니더! ” 나는 웃으며 본격적으로 미니인터뷰를 시작했다.
“택시운전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3년 됐심더. 남편이 사업실패를 해서 거리에 나앉게 됐다 아입니꺼? 애들은 3명이나 되고 그냥 죽을 수는 없다 아입니꺼? 여자라도 팔 걷어부쳐야지예. 꼭 남자만 돈 벌라는 법 있십니꺼? ” 창원택시는 하루도 쉬지 않는다고 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무려 14시간을 날마다 일한다. 화장실도 제때 못가지, 밥도 제때 못 먹지, 벼라 별 승객을 웃음으로 이겨내야 하는 고난도 직업 택시기사.그 힘든 일을 하고 한달에 얼마쯤 받으세요? 나는 반드시 돈을 물어본다. 그녀는 실실 웃으면서 대답했다.“아마, 들으시면 깜짝 놀래실깁니더! ” 나는 엄청 많아서 그러나보다 상상했다. 수 백 만원 쯤 되나? 그녀의 대답이 금세 이어졌다.
“한달 월급은 딱 60만원입니더. 근데예, 그것도 의료보험이다 뭐다해서 따 떼버리고예, 집에 가져가는 건 오십만원 밖에 안되예.” 나는 놀라 물었다.“어머, 50으로 5식구 살래면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 ” 그녀의 대답이‘짱’이었다.“어떤 사람은예, 오천만원가지고도 몬 살고예, 어떤 사람은 50만원가지고도 잘 삽니더. 우리 가족들은 쪼매 힘들어도 씩씩하게 살고 있심더, 지는예, 남편한테도 큰 소리 쳐준다 아입니꺼? 당신, 나쁜 짓하다 그리 됐능교? 맘대로 노이소! 내가 멕여 살릴테니까! ”

나는 그녀가 너무나 멋있어서 짝짝짝~ 박수를 쳐주었다.된장, 청국장이 왜 몸에 좋은 줄 아는가? 인정사정없이 푹푹 썩었기 때문이 다. 사람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고생한번 안하고 모든 것이 다 잘 풀린다면 뺀질뺀질~ 인간미가 없다. 고통도 이겨내고 역경도 뛰 어넘어야 향기가 난다.샤넬 no.5의 향기는 샤워한번 하면 곧바로 사라지고 말지만 발효인간의 향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절망 과 희망은 일란성쌍둥이다. 언제나 함께 붙어있다. 우리가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서 인생은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자, 지금 현재 너무나 힘든 상황,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되는 벼랑에 서 있는 분들도 다시 한번 자신을 향해서 외치자. 세상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쳐보자. 난 할 수 있어! 넌 문제없어! 저 사람은 하는데 내가 왜 못해?
인생의‘샅바’를 붙잡고‘맨땅에 헤딩’한 사람들처럼 멋진 사람은 없다. 인생을 180도 뒤집어버린 사람들처럼 위대한 사람은 없다. 우리도 딱 한번 뿐인 인생, 멋지게 신나게‘리모델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