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위원장은 표창장을 주면서“우리 국방위원 모두의 뜻을 모아 그 공로를 인정하고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만 봐도 당시 국방위원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이에 대해 임 과장은“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병무청 공직자들은 진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군을 구현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국방행정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임 과장의 말대로‘국민 눈높이에 맞춘 행정’을 펼쳐야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화된 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틀에 짜맞춘 정책보다는 발상을 전환해 공직자 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사고하고 고민한다면 진화된 정책들이 쏟아질 것은 자명하다.
국방부를 출입한 지 10여년이 다 된 기자 입장에서 보면 지난날의 병무행정을 요즘과 대비해보면 엄청나게 진화했다. 주먹구구식 탁상머리 행정이 아닌 과학화되고 계량화된 병무행정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는 끊임없는 변화와 미래지향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박종달 병무청장도 지난 3월 취임사에서“내가 곧 병무청이다”라는 일체감과 함께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한 변화를 거듭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관습과 관행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와 병역 의무자의 요구에 맞추는 정책과 제도를 시행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들었다. 기자가 그간 들었던 취임사 중에서 상당히 인상깊은 대목이었다. 병역의무를 회피하려는 수법이 교묘해지는 만큼 요즘 병무행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땅한 국민의 의무를 어기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병무행정의 진화는 계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무청이 병역면탈 행위를 근절하고 자율적인 병역이행 문화를 창달하려고 노력하는 의지는 다양하게 펼쳐지는 정책에서 드러나고 있다.

올해 1월 발표된‘징병신체검사규칙’개정안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간 키와 몸무게 표준기준 만으로신체 등위를 판단하던 주먹구구식 병무행정에서 벗어나 세계적 비만평가지표인‘체질량지수’(BMI)를 적용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또 산업기능요원을 부정 편입한 고용주를 처벌하고, 질병치료를 희망하는 현역병에 대해 6개월까지 전역을 보류해주는 제도도 모범 정책으로 꼽힌다.
그간 금품을 받고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을 편입시키다 적발된 고용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근거가 없어 이를 악용한 사례가 많았다.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편입자는 연간 각각 2천500명, 4천500명에 이른다.

전역을 앞둔 현역병이 각종 질환 또는 사고로 입원치료 중일때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6개월까지 전역을 미루고 군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을 수 있게 된 것도 병역이행자의 입장에서 비롯된 정책으로 보인다. 병역의무자와 병역이행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병무행정 가운데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사회관심자원의 병역사항을 중점관리하는 계획이다. 연예인과 체육인 등 특정집단의 병역면탈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근절하기 위해 중점관리한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병역면탈자 현황을 보면 야구와 축구선수 200명, 연예인 15명, 의사 4명, 유학생 111명, 고위공직자 자녀 2명, 대표이사 50명, 공익요원 및 산업기능요원 131명, 자영업 및 회사원 22명 등으로 사회관심계층의 병역면탈자가 66.2%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병역면탈 수법도 어깨탈구와 혈압조절, 신장질환 등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