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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쓰기 시작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거의 눈 뜬 장님 수준이었다. 만 19세가 되어 병무청에서 징병신체검사를 받았지만 시력 때문에 신체등위 4급의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시력 때문에 신체등위 4급의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신체검사를 받은 내친구들은 내가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고 부러워했지만 나는 어쩐지 즐겁지만은 않았다.

친구들이 하나 둘 입영통지서를 받고 군대에 가기 시작 했지만 나는 재수를 해서 남들보다 1년 정도 군복무를 늦게 결정했다. 대학교를 가게 되어 주변에 그런 일이 더욱 빈번 해졌고 나는 갈등하기 시작했다. 소위‘남들 다가는 군대’에 갈 것인가?‘ 신의 아들’이라 부르는 공익을 갈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사실 난 내가 보충역이라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남들보다 충분히 건강했고 군복무를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들이 다 힘들어하는 군대에 가서 거뜬히 버티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남들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을 내 주위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고도 싶었다. 그래서 나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라식수술을 하고 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수술을 받은 후 병무청에 신청하여 2007년 3월 20일 306보충대로 입대를 하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얼마 전에 질병 치료 또는 영주권 취득 후 자진 입대하여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병무청에서 실시한 3박 4일 간의 문화탐방행사에 5박 6일간의 특별휴가까지 다녀왔다. 불국사, 팔공산 갓바위, 현대중공업, 고래박물관, 한산도 제승당 등을 다녀왔는데, 사실 불국사나 제승당 등은 중고교시절 이미 다녀 본 곳이지만 군인의 신분으로 둘러보니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부분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느새 나는 지금 병장 1호봉이다. 지금까지 2년 가까운 군복무 생활을 통해서 나는 분명 엄청난 양의 인내심, 이런저런 작업에 내 주특기인 4.2인치 박격포를 다루면서 생긴 체력, 그리고 바깥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사심 없이 만난 사람들까지 얻었다. 사람들은 쉽게 그런 말을 한다. 군대 가서 2년을 버리고 온다고. 하지만 그건 100% 틀린 말이다.

군대에서 2년을 버렸다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2년, 아니 20년을 주어도 시간을 버릴 사람들이다. 군대가 계급 사회이긴 하지만 바깥 사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체계인 것 같다. 직장 역시 계급 사회 아닌가. 그런 점에서 군 복무 경험은 분명 사회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군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분명 군에서 많은 것을 배워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군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 있다.그것은 희망이다 -나폴레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