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들뜨게 하고 희망을 품게 하였던 3, 4, 5월 봄의 계절이 어느덧 끝자락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아름다운 장미와 푸르른 녹음이 연상되는 계절인 6월이다. 또한, 6·25전쟁 및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오면서 6월의 호국보훈과 관련된 각종 행사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생활에서 자긍심을 갖게 해 주었고 삶에 채찍을 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병무청장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후배 젊은이들을 군에 보내는 역할을 하는 자리에서 6월을 맞이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그러나, 일제식민지, 6·25전쟁 등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호국보훈의 달에 대한 인식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현충일을 단지 하루의 공휴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는 사진 한 장을 보았는데, 이스라엘의 현충일에 관한 사진이었다. 그 광경은 예루살렘 시내 6차선 도로상에서 찍은 사진인데, 오전 11시 이스라엘 전역에 현충일 기념 방송의 시작과 동시에 도로를 주행중이던 모든 차량이 멈추고 운전자들이 내려, 약 10분 동안 이스라엘 국기를 향하여 묵념하는 장면이었다. 그 사진 한장만으로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과거의 유태인 대학살, 로마군 점령 등에 의한 참혹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어떠한지를 볼 수 있었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도 이스라엘과 상황은 비슷하다. 과거의 역사가 그렇고 현재도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안보의식 및 국가의 안위에 대한 생각이 미미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즈음 병역이행의 한 종류인 산업기능요원의 편법운영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역대상자도 일정한 기술자격을 갖추면 지정업체에 근무하면서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는 점을 악용, 돈을 주고 지정업체에 들어가는가 하면, 고용주가 아는 사람을 고용해 근무 때 편의를 봐주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나 병역자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써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실태조사 인력 보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온라인 신고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현재 보충역의 경우 특별한 기술자격이 없어도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자유로웠으나, 앞으로는 IT분야 등과 같이 특수한 업종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개발 능력 등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나와 나의 후손이 길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을 온전히 보전하고 번영시킬 수 있도록 국민의식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국토와 부모·형제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할 때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 및 역사를 망각한다면 그 역사는 다시 되풀이 될 것이다.
지금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 또는 미래의 국가설계에 투영하여야 할 것이다.
6월 한달 만큼은 미국 전대통령 케네디의 취임연설문 한구절이었던 “국민여러분,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를 가슴에 담고 지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