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뒤로 하며 시청 방향으로 뛰면서 오늘 서울 시내는 완전히 뱅글뱅글 돌아야 하겠군 이라며 근데 이걸 왜 뛰지 라는 생각도 든다, 을지로를 왕복을 하고 다시 청계천을 왕복을 하고 다시 종각으로 해서 종로를 뛰는데 매일 이 밑 지하철로 다녀만 봤지 이 도로 위를 뛰는건 처음이다.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번뜩 든다.
조금 전 청계천을 뛸때 건너편 선두권 사람들이 뛰는걸 보니 참말로 겁나게 빨리 뛴다 아니 저렇게 계속 어케 뛰냐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이 뛴다. 저 앞에 동대문이 보인다. 동대문은 나에게 우리 집 대문과도 같았던 시절이 있었지 중학교 시절부터 군대를 마치고 결혼 하기 까지 저 앞에 동대문을 얼마나 많이 보구 살았는가 감회가 새롭다...

근데 나보다 먼저 출발한 아내는 아직도 저 앞에 뛰고 있을건데 언제나 따라 잡나 이런 장거리는 절대 서두르면 안되니 아직은 안된다 라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나에게 잡히긴 잡힐거다 20km 지점을 지나면서 반만 더 가면 된다 라는 생각에 약간은 빨라지는 듯한 느낌 이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30km는 지날 때 어느 정도의 체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하며 참자, 참자를 주문 한다. 절대 오버 페이스는 금물!

신답로를 지나는데 국민학교 시절 지금이야 초등학교 라고 하지만 답십리 국민학교를 나온 나에겐 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동네 아닌가.. 여기가 내가 어릴때 뛰놀던 곳인데 지금은 엄청나게 넓은 길과 아파트에 뒤덮여 예전 모습은 도데체 찾아 볼 수가 없다, 어린이대공원하면 생각만 해도 얼마나 즐거웠던가 동물원과 놀이기구 생각만 해도 잠을 설쳤던 추억이 떠 오른다,

서울숲 옆을 뛴다 몸에 이상 징후는 자꾸 생기는게 불안하다 27km를 지나면서 오른쪽 다리에 기분 나쁜 통증이 오는데 꼭 뭐라 할수 없지만 하여튼 다리가 아프기 시작 하더니 이내 왼쪽 다리로 옮겼는지 발바닥이 엄청 화끈 거리면서 커다란 물집이 잡힌 듯한 느낌이다.

30km가 넘으면서 걷는 사람도 생기고 아예 도로변에 큰 대자로 누워 버리는 사람 다리에 쥐가 났는지 다리를 주물러 주고 물 먹는 급수대는 아예 아수라장이다 제대로 뛰기도 힘들다.. 이젠 허리도 아프기 시작한다 손을 쭈욱 폈더니 찌릿하니 전기가 오는 따끔한 통증이 온다.. 에고 지금 이러면 안되는데... 불안하다...

드디어 눈앞에 잠실대교가 나타났다 아~이제 얼마 안남았다 35km라는 커다란 표지가 왜 이케 반가운지 근데 얼마 안남았으면 아내가 보여야 하는데 보이질 않는다  춘천 마라톤에 갔을때 4시간30분의 기록으로 들어왔는데 그 정도면 이제 내 눈에 띄어야 하는데 도통 찾을수가 없다 계속 달리면서 아내를 찾는다 40km 지점을 통과 했는데도 안보인다 아니 이거 어케 된거야 나보다  5분 먼저 출발을 했으면 진즉에 내 눈에 띄어야 하는데...... 4시간이 넘게 달리고 있는데 찾을수가 없다니...

잠실운동장이 보인다 이젠 거의 다 왔다 생각 하면서도 종내는 아내를 찾아 내지 못해 불안도 하다 막판 스퍼트 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여튼 약간의 힘이 남아 있는거 같아 힘차게 달려 본다 잠실운동장의 트렉을 돌면서 나도 해냈구나 라는 벅찬 감정이 요동을 친다...
골인 지점을 바라 보며 막판 힘을 쏟으며 드디어 도착!
근데 이게 왠일이여 아내가 나를 감싸며 다가온다 잘했다고 하면서 아니 언제 들어왔어 하니까 한 20분전에 들어왔단다 스트레칭 끝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헐~~~아니 그케 빨리 들어왔단 말이야 그것도 모르고 계속 찾고만 있었으니 에고 할 말이 없다.....
아내 찾아 42.195km를 뛴 셈이군

그래도 하염없이 자랑스럽다 부부가 이케 함께 풀을 뛴다고 하는것도 드문 일이 아닌가 싶다.
대견하다 우리 부부 파이팅이다 오늘 저녁은 근사하게 아이들과 함께 하자구.........
기록은 3시간 58분! 난 4시간 12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