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가 떠나신 후 관내출장이 있어 퇴근 무렵 들어와 그때서야 두고 가신 봉투 생각이 나서 열어보았다. 거기엔 “식권 한 장”이 아닌 거금 “10만원”이 들어 있었다. 아뿔사, 진작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앞섰다. 나는 곧바로 운영지원과 감사담당에게 달려갔다. 상황을 얘기했더니 그럼 클린신고를 하라고...... 신고를 하게되면 상대방 주소를 모르면 국고에 귀납된다고도 일러주었다.

벼르고 별렀던 할아버지의 은혜 갚음을 저버리는 일이긴 하지만 자식에게 용돈을 타서 생활하는 할아버지에게는
크나큰 돈일 터인데......그 돈을 할아버지의 의도와는 달리 보람도 없이 국고에 반납되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기에...

♥♥♥ 그것은 할아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나는 아주 오래 전에 할아버지에게 보낸회신 공문을 찾기 위해 병적을 찾았다. 다행히 “도귀락”이란 이름이 흔치 않아 8년전의 내용을 찾을 수 있었으며 옛 서류를 찾아 주소를 알게 되었다. 벼르고 별렀던 할아버지의 은혜 갚음을 저버리는 일이긴 하지만 자식에게 용돈을 타서 생활하는 할아버지에게는 크나큰 돈일 터인데...... 그 돈을 할아버지의 의도와는 달리 보람도 없이 국고에 반납되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기에... 한편으론 클린신고로 할아버지에게 이 돈이 되돌려진다면 할아버지에겐 무척 화나는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 이 돈이 다시 되돌려 갔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돈이 아닌 마음만으로도 저에게 너무나 큰 용기와 힘을 주셨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을 터인데 혹여나 오해를 하지나 않으실런지 조심스럽다. 그렇게 오랜 세월 잊지 않고 꼬옥 은혜를 갚겠다고 벼르고 별러온 별난 할아버지도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덧붙여 얘기하고 싶다. 요즈음 개인 이기주의가 만연해 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조그만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커다란 교훈을 느끼게 된다.

♥♥♥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우리 모두 좀 더 남을 배려하고 아낄 줄 아는 마음은 물론,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작은  밀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