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왜 나에게, 우리 사랑하는 식구들에게 이런 시련이 닥칠까’. 란 생각을 수없이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시간이 조금밖에 흐르지 않았다고 하여도 우리의 사고는 점점 성숙되어 가는 만큼. 삶의 깊은 뿌리를 위해 시련과 고난이 사는 날 동안 어느 정도는 왔다갔다고 보인다. 강한 바람 속에서 뿌리가 더 깊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예전보다 더 밝게 웃지는 못하지만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숨을 고르며 대자연을 다시 한번 주욱 둘러본다. 이 전원카페의 이름이 오늘따라 더욱 와 닿는 이유가 무엇일까.

배고프다는 후배의 청에 따라 카페 안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했다. 치즈가 잔뜩 들어간 스파게티를 시켰다. 하늘에서 빗방울을 한바가지 만큼만 협찬해 주었다면 파전을 시켜 먹으며 강가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감상할 수 있었을 터인데 조금은 아쉽다. 앞에 앉은 후배는 나만큼이나 간만에 소풍을 나와서인지 좋아죽겠다고 난리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내 후배 녀석 머릿속엔 타지에 두고 온 남자친구 생각뿐이라는 것을.ㅋㅋㅋ

어느 덧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뿌리 깊은 나무’는 떠나는 사람의 발목을 붙잡는데 뭔가 있다. 나도 내 마음을 정확하게 알기 힘들지만 내가 그동안 메고 있던 큰 짐들 중 몇 개는 놓여지는 듯한 후련함과 동시에 참으로 아쉬운 감정이 온 몸에 퍼진다. 대전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난 눈을 감는다. 실제 보이는 것에 의지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왜 카페의 이름을 ‘뿌리깊은 나무’라 지었을까..
“뿌리깊은 나무 바람에 안 흔들리고”라는 말이 있듯이,
 뿌리가 깊다는 것은 시련과 역경을 많이 겪었다는 의미

내 앞으로 펼쳐질 행복한 미래에 대해 원대한 꿈을 꿔본다. 행복은 양파와 같은 것이라고 했던가.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닥친 삶의 어려움도 그저 버려져야 할 껍질에 불과한 것이므로 정성스레 벗겨내고 벗겨내면 행복이란 결정체가 나올 것이란 희망도 가슴 가득 품어본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솟아오를 때도,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란 믿음 하나로 ‘이순간만 견디어 내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되겠지 곱씹어 본다.

어느 덧 조금 더 차가워진 바람을 다시 한번 온몸으로 맞으며 난 다시 한번 결심한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앞으로 어떤 고난과 시련이 찾아와도 좌절하지 말고 잘 될 거라고 믿자. 긍정의 힘을 믿자.

병무인 여러분! 우리 각자나름의 고난과 시련이 있겠지만, 고난과 시련의 깊이만큼 우리를 흔들리지 않게 해줄 뿌리가 깊어질 거란 걸
믿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라며,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