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원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얘깃거리는 단연 청장의 모닝메모다. 출근과 동시에 컴퓨터를 켜고 <청장 모닝메모>를 클릭 할 때면 비록 글을 통해서지만 한 사람을 만나는 기대감이 생긴다.

사실 그동안 간부회의에 참석하는 실국장들 외에는 청장 개인의 생각이나 철학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본청 직원들은 가끔씩 있는 월례조회나 어쩌다 특별한 운(?)이 허락할 때 같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안이 우리의 至尊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런 분이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청장 모닝메모를 통해 아침 인사를 건넨다. 1200자 남짓한 짧은 글 속에는 병무행정에 대한 철학과 회의의 내용 등이 실려있고, 때로는 바쁜 일정 속에서 가졌던 청장의 개인적 소회를 읽을 수 있다. 또, 단순 반복되는 우리 업무의 성격상 자칫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해 행정을 넓고 깊게 알지 못할 수도 있는데, 청장의모닝메모>를 통해 “징집, 소집업무”가 아닌 “병무행정”이라는 거대한 나무를 보게 되는 기회를 갖는다.

매일 원고지 6장이라....., 메모라고 이름 붙이기엔 사실 긴 글이며 글쓰는 것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보통 애정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메모장에는 <건강과 흡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마침 청장이 전날 여직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한 여직원이 청 내 흡연문제를 가볍게 말씀드렸던 모양이다. 청장은 그 얘길 담아두었다가 다음날 메모장에 옮겼다. 그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당장 만인에게 공개된 후 적지 않이 흥분했다. 이처럼 청장의 모닝메모는 단조롭고 밋밋한 생활에 작은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그 날 메모장에서 흡연자들에게 금연을 이야기할 때 행간에 언뜻 비친 내용을 화제 삼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흡연자들이 그러지 않아도 금연건물이니 뭐니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당신마저 금연을 말하긴 미안했는지, 묘한 뉘앙스로 메모를 마무리한 걸 보며, 조직의 長이란 참으로 조심스럽고 어려운 자리임을 짐작하게 된다. 청장을 가까이에서 알 기회가 없었던 나 같은 사람은 <모닝메모>가 아니었다면 평생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부분이다.

우리 청의 <모닝메모>얘기는 얼마전 모 일간지에 신문기사화 되기도 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며 건네는 청장의 애정 어린 인사는 병무청 직원들에겐 더없이 큰 힘이 된다. 덕분에 요즘 우리 청 내 분위기도 한층 고무된 듯 생동감마저 느낀다.

내일 아침엔 어떤 말씀을 하시려나.....
개인적인 바람을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주 가끔은 직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아주 사사롭고 극히 개인적인 청장님의 수다를 편한 마음으로 듣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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