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에서 근무한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하루에 200명 가량의 수검자들을 대하다 보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모두가 똑같은 얼굴인 양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 많은 수검자들 중에도 누군가 말을 꺼내면 모든 징병전담의사들이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는 수검자 들이 있다. 수검자의 여자 친구인지 누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모습을 하고 정신과 선생님과 면담을 나누는 성 주체성 장애자가 하나요, 고함 지르고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하는 거친 수검자들이 또 하나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앞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신체 여러 부위에 갖가지 문신을 갖고 있는 자들이다.

피부과 징병전담의사로서 근무하고 있는 탓에 마지막 부류의 수검자 들과의 긴밀한 교류(?)는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근무하면서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문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문신이라는 것이 요즘에는 미용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인 통념상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고 수검자들도 떳떳하게 말하기 어려워하고 가까이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병무청에서 볼 수 있는 문신들 중에서 미용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판단력이 성숙하기 전에 자신의 몸에 쉽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신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군 문제 때문에 문신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군대 안 가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문신을 해서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징병검사 부령조항이 이미 다 공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또는 인터넷 등에서 그릇된 정보를 얻고 또 그것 때문에 문신을 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 좀 더 정확한 내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여겨져 글을 쓰게 되었다.

현재 병무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체검사 규정(국방부령 제534호 징병신체검사등 검사규칙)에 의하면 문신으로 군대 면제를 받는 경우는 없다. 면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야쿠자들이 나오는 영화 속의 인물들처럼 온몸에 문신을 했더라도 면제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문신으로 군 면제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문신으로 4급 보충역 판정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문신이 4급 보충역에 해당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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