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새로 개정된 규정에는 등 전체에 문신이 있거나 노출부위에 있어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경우에 보충역 판정을 하게 되어 있다. 예전에는 몸에 다소 커다란 문신이 있으면 보충역 판정을 했던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등에 용 문신을 하고 와서 자신이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이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규정에 등 전체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적용을 하도록 검사 시작 전에 교육을 받았고 또 그렇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검자들이 순순히 판정에 수긍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왔던 신체 등급과 달라서, 아니면 주변에 비슷한 경우에 이미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등등 갖가지 이유로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 판정하면서 기억나는 몇 가지 일들을 이야기하자면 작년 초 오후 검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상당히 큰 체구에 짧은 머리를 한 수검자가 왔는데 문신이 있다고 해서 보니 등에 용 문신이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4급 판정대상이 아니어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수긍하기를 기다렸는데 주변의 경우를 예로 들며 4급 판정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해서 보냈는데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보니 그 수검자가 병무청 입구에서 비슷한 체격을 가진 동료들과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어 섬뜩한 기분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

또 한번은 정말 순진하고 어리게 보이는 수검자가 등에 용 문신을 갖고 있었는데 왜 문신을 했냐고 물으니 “ 형님이 하라고 했습니다.” 라고 해서 놀란 적도 있다. 요즘 조폭 영화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있는데 막상 이런 경우들을 접하고 나면 실제 사회에서도 그런 일이 적지는 않은 것 같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심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 외의 작은 문신들은 크기와 문신의 수에 따라 1급에서 3급까지 현역에 해당되는 판정을 하고 있다.

요즘은 새로운 레이저가 많이 개발되어 문신은 본인이 원하면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잘 치료된다 하더라도 눈에 잘 안 보일 정도로 흐려지는 것이지 없던 것처럼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친구들과의 우정 때문에 또는 일시적인 충동에 의해서 그리고 극히 일부이겠지만 조직의 규율이나 자기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문신을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군복무 회피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장황하게 말한 것처럼 이제 문신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일단 문신을 하게되면 그것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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