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예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백정숙 씨의 <병역면제를 거부한 아들>은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끈질긴 투혼으로 질병을 치유한 후 군복무의 소원을 푼 아들의 이야기를 절제된 감성으로 잔잔하게 들려주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어떤 어머니는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생전 처음 아들을 낳은 것이 후회스러웠다고 해 병무행정이 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지 그 어머니의 절절한 호소를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힘들고 고된 행군을 끝낸 뒤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있는 도시의 야경을 보며 저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새로운 힘이 솟는다는 어느 이등병의 이야기는 오래오래 긴 울림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한편, 지난 해 병역의무에 대한 바른 생각과 이해를 위해 초등학생들의 징병검사장 방문과 지방청장들의 명예교사 활동을 실시했는데, 초등학생들의 글을 이번 공모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지난 한 해 공보활동의 결과를 정리해본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166편, 이 중 초등학생 작품이 43편이었습니다.
징병검사장을 다녀간 후 소감을 적은 감상문과 어린 학생들의 눈에 비친 병무청과 청장이라는 지위에 대해 느끼는 걸러지지 않은 솔직하고도 순수한 표현들을 보며 즐겁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공교롭게도 작품의 공모시기가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면탈 사건이 발생,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던 때여서인지 이를 소재로 한 어린이들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초등부 최우수상으로 뽑힌 <갑종>은 문장력이나 글의 구성력이 워낙 탁월해 심사위원 전원이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뽑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갑종의 주인공 황호성 군의 경우 개인적으로도 워낙 인상깊게 본 작품이라 주인공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 시상식 날이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했는데, 굳이 이름표를 보지 않아도 우량아다운 면모를 보며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軒軒丈夫로 성장해 다시 병무청을 찾았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황 군의 10년 후의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자고 나면 넘쳐나는 것이 무겁고 우울한 소식들이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엔 이처럼 건강한 정신과 반듯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들의 건강하고 밝은 힘이 우리나라를 이만큼이나 지탱하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임을 이번 <문예작품 공모전>을 통해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올해는 누구의 어떤 작품들을 만나게 될 지, <제2회 병역문예 작품 공모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