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올해 징병검사에서 대학 학력의 4급자들도 현역 판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행정편의적이고 일방적인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이는 인구감소와 현역복무기간 단축에 따라 이미 예견해 온 상황으로, 현역판정비율을 높이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임을 먼저 밝힌다.

병역 자원이 남아돌 때는 신체도 건강하고 학력도 높은 사람만을 뽑아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부족해지면 그보다 좋지 않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현역 복무를 감당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이미 그동안 보충역 판정을 해 왔던 ‘고교중퇴 또는 중졸 학력의 신체등위 1~3급자’ 들이 현역 복무자로 판정돼 기준이 강화됐다. 올해 신체등위 4급자 중 일부를 부득이 현역으로 판정하게 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같은 4급을 받았는데 왜 고졸은 보충역이고 대학생은 현역이냐” 며 마치 학력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일방적 피해를 보는 양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이는 자기와 관련된 상황에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발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다. 같은 이치라면 이들보다 먼저 현역 판정을 받은 ‘고교 중퇴, 중졸 학력의 신체등위 1~3급자’ 들 또한 자기들도 피해자라 주장하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병무청의 현역 판정 확대 조치는 병역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현역 판정 기준을 결정할 때는 군에서 필요로 하는 적정인원의 범위 내에서 정할 수 밖에 없다. 즉 부족해서도 안되고 남아서도 안된다. 이번에 신체등위 4급자를 전원 현역으로 판정하지 않은 것은, 대학 학력자만으로도 부족한 현역병 소요를 충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등위가 동일할 경우 중학교 졸업자나 고교중퇴자를 현역 판정하는 것보다는 대학 학력자를 우선 현역 판정하는 것이 우수한 현역병을 확보할 수 있고, 사회적 형평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신체등위가 4급인 사람은 1~3급에 비해 체력 면에서 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병무청은 이번에 신체등위 4급자로서 현역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거주지의 상근예비역 소요를 감안, 상근예비역으로 우선 선발하여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군사 또는 향토방위 분야에 복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불가피하게 현역병으로 입영해 복무하더라도 강한 체력이 요구되지 않는 행정 분야 등에 배정되도록 하는 방안을 군과 협의할 예정이다.

상근예비역 우선 배정 방침을 최근의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상근예비역제도는 1995년부터 시행해온 것으로 매년 현역판정자 중 신체등위나 학력 등이 낮은 사람부터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다. 따라서 올해 대학 학력의 4급자는 당연히 우선 선발의 대상이 된다.

이번에 4급 현역대상이 되는 사람들 중에는 특기병의 지원자격을 4급까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특기병제도는 군의 전투력 강화를 목적으로 군에서 필요로 하는 특기나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여 복무시키는 제도이다. 따라서 특기병의 지원자격을 무조건 4급까지 확대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다만, 군 부족특기의 경우에는 지원자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군과 협의할 예정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병무청에서는 병역의 무게가 골고루 부담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병역은 말 그대로 국민의 의무다. 희생과 헌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양보로 주어진 의무를 기꺼이 수행하겠다는 젊은이들의 당당하고 성숙한 자세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