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고안해 내고 있지만, 아이 하나 키우는데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교육비 때문에 그 효과가 단시일 내에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현상을 보며 생각나는 소설이 있다. 올더스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미래소설 [멋진 신세계]에는 인간도 생명공장에서 대량으로 부화하고 배양시키는 이야기가 나온다.

먼 미래가 될 그때는 인간을 인공부화기에서 계획적으로 생산해 내고, 사회에 필요한 부류를 계급별로 분류해 각자의 직업에 필요한 인성과 능력까지를 부여하는데 이러다 보니 우리가 미덕으로 생각하는 효란 질식할 것 같은 친밀감이나 광적인 집착에 다름 아니며, 부모란 가장 저질스럽고 미개하며 수치스러운 족속이 된다.

과학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 미래세계를 풍자한 이 소설이 지금 이 시대에도 스테디셀러로서 널리 읽히고 있는 이유는, 황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미래를 내다 본 깊고 예리한 통찰 때문이다.
인간복제 연구나 점점 거리를 두고 있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 등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고 있는 의식의 변화나 여러 현상 등은 이미 헉슬리가 70년 전 예언한 미래모습의 한 조짐들이기도 하다.
이처럼 좋은 책이란 한 순간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 감동을 주고 미래를 예시하고 인간을 성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종남 전 통계청장의 [한국인 당신의 미래]는 통계를 통해 각자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를 가늠하게 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퍽이나 의미있고 유익하다.

평소 지녔던 “통계란 틀리기 위해 존재한다”란 생각을 180도 교정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통계 속에 이렇게 깊은 의미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또한, 통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쓰여지는가를 이렇게 지루하지 않고도 명쾌하게 설명해 준 예가 그전에 있었던가!
통계는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자칫 초보적인 업무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통계는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 나침반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 업무보다 중요하며 막중한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통계 속에 이렇게 깊은 뜻이?!” 놀라운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