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수 십 통의 편지를 받는다. 연애편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내용들은 한결같이 해달라는 것들이다. 이 사람들 할 줄 아는 거라곤 불평하는 것뿐인가! 나도 한번 투덜거려본다.
그러나 곧, “아하! 이게 아니다. 오죽하면 이런 불평들을 하랴”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뿐인가! 월요일 아침이면 들어야하는 팀원의 한숨 소리, “쉬고 나면 엄청나게 쌓여있는 메일 때문에..” 그럴 때면 나까지 불안해진다. [칭찬합시다]는 아니더라도 “제발 [불친절]사이트에만 제발 뜨지 말기를..” 기도하는 맘으로 하루를 지내다보면 저녁 무렵이 되어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여기 “화짱” 아줌마 상담사례 한번 들어 보실래요.
어느 날 팀원 왈, “팀장님 큰 일 났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또 무슨 일이... 알아보니 인사이동 간 한 직원이 답변을 잘못해 민원인이 화가 잔뜩 나 전화를 했다는것.
내용인즉 빨리 입영하고 싶어 상담을 요청했는데 재학생입영원을 내라는 이야기를 안 해줘 시기를 놓쳐버려 갈 수 없게되었다는 것. 보통 입영일자를 앞당겨가고 싶다는 질문이 들어올 경우, 입영일자/부대본인 선택제, 재학생입영원, 특기병지원, 각군 지원 등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하게된다. 당시의 답변자료를 검토해 봤더니 내용 중에 입영일자/부대본인선택제에 대한 설명도 빠져있었다. 당시로선 재학생입영원은 출원할 수 없는 상태였다.

호흡과 뱃심을 가다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화가 난 의무자의 어머니에게 조심스레 전화를 걸었다. 한껏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하고 전화를 한 이유부터 설명하려는데, 다짜고짜 “왜 그런 엉터리 답변을 했느냐”며 지난번에 답변한 Ooo 를 무조건 바꾸란다.
최대한의 인내심을 동원하여 “입영일자/부대본인 선택제도를 이용하면 원하는 달에 갈 수 있으니 아직은 방법이 있다”며 설명을 하고 또 해도 입영원 출원 시기를 놓친 원망만 반복한다. 몇 번의 설득과 설명을 더 들은 후에야 이해가 되는지 그제서야 목소리가 낮아지고 화를 내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본인도 너무 심하게 화를 내 미안했던지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고맙다” “병무청 직원들이 이렇게 친절한지 몰랐다”며 완전히 달라진 목소리로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해 듣는 사람이 오히려 민망해 진다.

다행히 해결은 했으나, 안 먹어도 될 욕을 먹은 게 억울해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무조건 팀장에게만 떠맡기지 말고 질문과 답변내용, 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해 대처방법을 생각해보라”고 기어코 쓴 소리 한마디를 던진다.

우리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병역제도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친구모임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친구 누구는 “ 군대에 아는 사람이 있어 가까운 부대에 배치되었다” 느니 “ 병무청에 친구가 있어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는 둥의 얘기들을 한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는 지 의심하다가도 알고 보면 그들이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했거나, 병무청에 근무하는 동료들이 제도를 잘 안내하여 해결된 것임에도 마치 청탁에 의해 그리된 양 오인되는 경우임을 알게 된다.

때문에 국민들의 전화 한 통화 한 통화마다 정확하고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응답해 주는 것은 우리기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그만큼씩 높이는 길이며, 한사람의 행복과 안위를 정성스럽게 가꾸고 있는 것이기에 더욱 이 일이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