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면 누구나 군대에 가고, 그것이 남자 인생의 당연한 통과의례쯤 되는 줄로 나는 평소에 생각해 왔다. 사실은 나뿐 아니라 일반국민들도 대개는 그 정도로 가볍게 인식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그렇지만 두 아들을 차례로 군대에 보내어 제대할 때까지 2년 남짓한 복무기간 동안 부모로서 멀리서 지켜보며 마음 졸이게 되자, 남자가 병역의무를 제대로 다하는 것도 보통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구나,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건강한 젊은이라야만 성공할 수 있는 영예로운 과정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내 고향은 휴전선 바로 밑인 경기도 연천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서너 살이었고, 휴전이 되었을 때는 대여섯 살이었다. 그러나, 그런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달구지에 앉아 부모님 따라 경기도 광주군 산골동네로 피난 가서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 더구나 어머님이 피난지에서 생활고와 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누구 못지않게 전쟁의 참상, 비극, 슬픔을 경험한 셈이다.
한국전쟁이 휴전상태가 되어 어언 50년이 훌쩍 넘었다. 최근에 와서는 북한과 대화도 하고, 이산가족 교환방문 상봉도 하며, 금강산 관광도 할 정도로 관계가 유연해졌으니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그렇지만 국방에는 조금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고, 국군과 국민과 국가가 다 힘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이 땅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휴전상태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안보의식이 흐려져 그런지, 부모들 중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부모가 그 모양이니 그 아들도 마찬가지로 군대에 안 가려고 온갖 잔꾀를 부리고, 심지어 끔찍한 자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나는 두 아들을 1년 차이로 군대에 보내다 보니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정신적으로는 아들들과 함께 군대생활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차례로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해서 품으로 돌아왔으니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지 모르겠다.

더구나 우연한 기회에 건강한 병역이행을 위한 문예작품공모 사실을 알게 되어 응모해 최우수작 당선의 영광을 안았으니, 나는 대한민국 국군과 병무청으로부터 누구보다 큰 혜택을 입은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문예작품공모 행사가 회를 거듭하면서 이 땅의 부모들과 청년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건전한 병역의무 이행에 좋은 자극이 되기를 바라며, 병무청장님과 문예공모에 관계하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