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갑종이 되어 씩씩한 군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은 3㎏이 늘어서 55㎏이 되었습니다. 4학년, 145㎝, 55㎏, 이러다간 갑종은커녕 군대에나 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군대 오지마! 너 같은 비만은 밥만 축낸다.”고 국가로부터 왕따를 당할까봐 고민입니다.

그러나 걱정마세요. 공부도 잘하고 집에선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 다람쥐처럼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병무청에서 큰 상을 받은 내가 현역군인이 되지 못한다면 몹시 창피한 일이니까요.
수상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행복보험료”를 읽었습니다. 간염이거나 외국시민권을 가져서 군대를 안가도 되는 형들이 많이 노력하여 스스로 군대를 가는 것이 참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상은 받지 못했지만 너무 실감나고 저보다 더 잘 쓴 친구들도 많았는데 제게 최우수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구요.
그리고 시상식날 수기집을 만들어서 나누어 주셨는데 어느 새 책까지 만들었나 하고 감탄하였습니다. 그날 저희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귀하게 대해주신 병무청 아저씨들과 누나들이 정말 일을 잘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시고 많이 바쁘실텐데 맛있는 점심도 같이 먹게 해주신 따뜻한 병무청장님이 계셔서 다들 신나게 일하시는 모양입니다. 또 시상식 사진도 보내주셔서 너무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 한창입니다. 눈은 안오고 날씨만 갑자기 추워져서 나는 자라처럼 목을 쏘옥 집어 넣고 엉거주춤 학원에 갑니다. 한참 걷다가 “병무청 최우수상!” 하며 혼자서 깜짝 놀라 목을 쑥 빼고는 다시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나라를 지키는 국군 형들과 누나들에게 감사드리고 자신감을 주신 병무청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군대가면 고생하지 않을까? 하고 쓸데없이 걱정하는 형들이 수기집을 읽고 반성하여 기쁘고 당당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씩씩한 군인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