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고객님께서는 더 나아가 병무청에서 이렇게 다른 소리를 할까봐 출력해 놓은 증거자료도 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 자료를 FAX로 보내주시면 확인하여 연락드린다고 부탁을 하니, FAX로 증거자료를 보내준들 카투사에 지원신청을 받아주지도 않을 것을 보내서 무엇 하겠냐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큰 선심이나 쓰는 듯이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할 터이니 다음부터는 똑바로 하랍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고객님이 감동하여 뒤로 넘어져 코가 깨지는 그날까지 참고 또 참지요. 그래서 우리 상담원들의 가슴은 이제 숯덩이가 되었답니다. (허풍이 조금 심하지요?^^..) 이러다가 상담원이 먼저 쓰러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상담원에게도 공포의 민원인(폭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이버 민원만 200회이상 질문한 사람도 있지요. 이 분들은 사이버상담 시 입력하는 기본적인 사항도 특이하게 기재를 합니다. “제목 : 읽어봐! 쨔샤, 전화번호 : 없어 임마!, 이동전화번호 : 알아서 뭐하게”(차마, 이글에 쓰지 못할 육두문자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완전히 뚜껑(?) 열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곧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스스로 뚜껑 닫습니다.(꼬랑지 내립니다.) 혹여나, 고객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불친절에 뜨면 저만 손해잖아요.

병역의무자 뿐만 아니라 그 부모님도 우리를 황당하게 합니다. 특기병 지원을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니 전화를 해달라고 그것도 아주 급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화를 하면 부모님이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드님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엄마니깐 말 하랍니다. 친절하게도 아드님께 전해주신 답니다. 죄송하지만, 좀 복잡해서 아드님과 통화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면 우리의 고객이신 아드님은 주무시고 계시며, 부모님도 컴맹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할 수 없이 병무청홈페이지에서 어쩌구, 저쩌구...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장시간에 걸쳐 상세히 안내를 하면 “당체 뭔 말인지 모르것네 그려. 아가 전화 받아봐라” 이 순간 상담원은 허무를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의 고객님께서는 간혹 상담원을 감동시키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러한 경우는 보통 부모님이 문의를 하신 경우인데, 메일로 보내드린 답변 사항만으로는 이해하시기 어려울 것 같아 다시 전화로 보충설명을 하여 드리면 이렇게 전화까지 주시어 상세하게 안내를 해주니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전화 목소리만으로도 고객님이 감격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칭찬을 받으려고 전화한 것이 아닌데 이렇게 고마움의 표현을 하시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전화상담이나 사이버 상담이나 마찬가지로 민원인은 상담원의 몇 마디 전화목소리와 글귀 한줄 만으로도 우리가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 친절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서로가 보이지 않는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느낌으로 알 수 있으며 이 느낌이 대체로 정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입니다. 고객이나, 상담원이나 모두 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감동은 시작됩니다. 우리가 소홀하기 쉬운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친절은 생겨나고 감동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간혹 기본적인 예의를 망각한 민원인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더라도 상담원의 친절한 인내로 그들의 삭막한 가슴에 친절이 싹틀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