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이 그렇고,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그렇다. 정밀화학, 부품 및 기계, 조선 등 우리의 주력 산업이 모두 그러하다. 밀리면 끝장이다. 경제성장도, 산업발전도, 선진국진입도 어림없는 일이다. 개방에 따른 두려움과 우려가 큰 만큼, 그 반대로 기대하는 성과 또한 큰 것이 선진국가들과의 FTA이다. 미국은 바로 그러한 상대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을 가진 나라이다.
FTA는 한마디로 시장확보와 시장선점을 위한 전략이다. 따라서 상대국을 정할 때 산업의 분업구조 등을 분석해서 시장의 보완성 및 경합성 여부를 따져본다. 그리고 제3국과의 경쟁여부도 고려한다. 우리가 만일 미국을 놓치고 우리의 경쟁상대국들이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한다면, 우리는 소외국으로서의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FTA는 체결국간에는 상호개방을 통해 역내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지만, 역외국에 대해서는 차별화가 뚜렷해서 하나의 배타적인 요새(fortress)로 작용한다. 경제전쟁에서는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바로 그 전략을 구사하는 시점 또한 중요한 것이다. FTA는 역내 국가간에 개방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때론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부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보완책이 필요하다. 한·미 FTA의 경우에도 물론 분야에 따라서는 득과 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한·미 FTA 그 자체의 득과 실보다는 이를 둘러싼 이해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대외협상 못지않게 대내적인 이해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된 것이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對美협상팀과는 별도로‘한·미 FTA 체결 지원위원회'의 형태로 구성된 대내협상팀을 가동하기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과 직간접으로 연관되는 이해당사자, 국회 및 언론 등 국민 각계의 여론수렴과 토론, 정보전달, 이해관계 조정 등이 대외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경제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은 통상협상의 현장에 나선 정부대표단과 무역과 투자의 일선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기업인들이다.
무릇 모든 전쟁이 그러하듯,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되고 후방의 지원이 든든해야만 승리가 가능하다. 경제전쟁이 한창인 지금 이 시점에서 국력을 집중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