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녀세여? 저는 이번에 2년간의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건강한 대한건아 ○○○입니다. 시작할 때는 시간아 얼른 가라 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언제 끝났나 싶네요.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건 다름 아니라 제가 군에서 주특기 2811을 받고 운전을 했는데요, 이번에 차 사면서 알아보니까 군 운전경력으로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운전경력이 기재된 병적증명서를 발급받고 싶은데요. 방법 좀 안내해주세요, 수고하시구요
.
' 병농일치제가 아니라 징집해서 2년간 복무하나보군. 근데 일개 백성이 이렇게 관을 향해 이래라 저래라 소명할 수 있다니, 그것도 이 컴퓨터를 통해 말이지. 정말 세상이 많이 달라졌군.
내년까지는 이렇게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단 말이지.(인터넷 민원확대를 통해 One-Stop 민원서비스 구현) 일단 신문고를 울린 백성 아니 고객에게는 병적증명서 안내절차를 알려주고 처리부서엔 본인여부 확인 후 발급해서 우편교부를 해달라는 협조를 해야 한다구? (업무프로세스 개선) 더군다나 처리결과는 물론 중간결과도 틈틈이 안내해야 된다니(병무민원 BS/AS) 민심이 천심이고 곧 천하의 주인이라는 공맹의 가르침이 오늘 여기서 실현이 된 건가.
정말 적응 어렵구만. 근데 여기 있는 직원들은 다들 스스로가 공복임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아. 그것도 모자라 하루 종일 고객만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없을까...
고민하고 있군 그래.
하루의 깨달음
小年易老 學難成(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나니)
一寸光陰 不可輕(극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 春草夢(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지도 않았는데)
階前梧葉 已秋聲(섬돌앞의 오동나무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는구나)
인간사 순간이 찰나라지만
500여년을 뛰어넘은 오늘 하루는 정말 길고 힘들어. 변하지 않은 것은 나 하나뿐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낯선 여기서 얼마나 더 살아야하는지. 아니 고객만족을 최고의 보람으로 생각하는 고객지원팀에서의 하루는 나마저 변하게 만들었으니 모든 게 다 변해 결국은 제 자리라고 해야 할까. 이 하루의 경험과 깨달음은 나를 성장·발전시키고 백성을 최고의 고객으로 알고 섬기는 계기가 되었으니 일촌광음이라도 불가경하라는 옛 시구를 떠올리게 하는구나. 이 맘 그대로 평생 백성을 고객으로 모실테니 나 이제 그만 돌아가면 안 되겠니? 나 이제 돌아갈래~돌아갈래~
“나으리, 이제 그만 기침하시지요. 신시가 가까워옵니다.”
“뭐~ 뭐라~ 돌쇠야, 아니 고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