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 위의 점심 식사]가 당시 비평가는 물론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남자들이 당시 유행하는 옷차림을 한 부르주아로서 벌거벗은 여인과 대낮에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더군다나 위대한 자연을 앞에서 외설스런 포즈로 앉아 있는 모델의 벌거벗은 모습은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창녀의 이미지였기에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비도덕적인 현실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서 외설 시비에 결정적인 역할 해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면 정면에 앉아 있는 벌거벗은 여인이 빅토리아 뫼랑이다. 그녀는 관람객을 향해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앉아 있고 화면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과 뒤로 보이는 여자의 시선은 관람객들을 외면하고 있다. 뫼랑은 [올랭피아]의 모델이기도 하다.

마네에게 여인은 환상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여인이었다. 이 작품에서 벌거벗은 여인에 가려져 있지만 정물화가로서 마네는 빵과 바구니 그리고 자연을 뛰어나게 묘사했다. 사회적 비난으로부터 고통을 받았던 마네는 가정적으로도 불행했다. 마네의 [독서] 이 작품에서 소파의 앉아 있는 여인이 마네의 부인이고 뒤에서 책을 읽어 주고 있는 남자가 마네의 아들이다. 마네는 아들이 책을 읽어주고 있는 한낮의 평화로운 정경을 포착했다.
마네의 부인이 그의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어 주는 아들의 목소리에 만족해하고 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살갗이 비치지만 결코 드러남이 없는 드레스, 커튼, 의자의 커버의 색상은 모든 흰색 계열이다. 화면 가득 화사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 흰색의 색조는 우아하면서도 순결함을 상징하고 있다.
그림 속의 정경처럼 마네의 부인 쉬잔느 레노프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마네의 피아노 선생이었는데 미인은 아니었다. 모델을 구할 돈이 없었던 마네는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결국 마네는 아버지의 허락도 없어 그녀와 동거하면서 아들을 낳았지만 10년 동안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은 극비에 부쳐졌고 마네의 아버지가 죽은 3년 후에나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아들 역시 마네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동생으로 행세를 했다.

미술사상 예술성보다는 단지 스캔들 때문에 20여 년을 고통 받았던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프랑스 부르주아 가문에 태어났다. 그림에 대한 열정을 발견한 마네는 6개월 동안의 견습 선원 생활 끝으로  본격적인 미술 수업을 받으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마네는 자신의 재능 속에서 존재를 확인해 왔을 뿐이지, 과거의 미술을 뒤집거나 새로운 미술을 창조하려 들지 않았다. 그는 현실이 주는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했다.
현실을 표현한 작품 [풀밭에서의 점심식사]와 [올랭피아]은 그를 유명세를 타게 해주었지만 오랜 시간 그 작품들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