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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구나.
지난 2월 전방훈련소에 입소하는 너를 두고 돌아온 이후 많은 생각이 떠올랐단다. 어릴 땐 그렇게 착하고 싹싹하던 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남들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춘기를 견디고 고2가 되어서야 긴 방황과 갈등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
그런 네가 서부전선 최전방 태풍사단 소총병으로 근무하고 있다니, 솔직히 아버지는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단다.
입대 후 첫 휴가를 나온다는 연락을 받고 대전에서 두 시간을 달려 집에 도착하던 날, 너는 국방색 러닝에 군번줄을 목에 건 늠름한 군인아저씨의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었지. 그때 거수경례를 하던 너를 덥석 껴안은 채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필요치 않았다.
휴가 첫 날, 간단한 간식거리도 차려주지 않으면 먹지 않던 네가 부엌에 서서 설거지를 하는가하면 휴가 동안 집안 일을 돕겠다고 나서기도 했지. 몰라보게 달라진 너를 보며 군대 갔다오면 사람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병무행정에 몸 담가온 나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내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질 수 있었단다.
그런 감동을 안겨주고 귀대한 다음날 전방 부대에서 일어난 총기사고를 보고 나는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하필이면 네가 근무하고 있는 부대에서...
군인이 죽어야 한다면 적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할 전장이지, 내무반에서 그것도 동료병사의 총에 쓰러진다는 것은 너무나 어이없고 너무나 참혹했다. 그런 슬픔을 당한 부모의 심정을 생각하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난 20년 간 정예병을 선발해 군에 충원하고,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의무부과를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 왔으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 그대로의 마음이 되어 모든 정성을 쏟아 붇고 성실하게 했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구나.
내 자식을 군에 보내고 나서야 나는 병무행정이 왜 투명하고 깨끗하고 공정해야 하는 지 가슴 절절히 깨닫고 있단다.
억울한 네 동료병사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지키다 죽어간 이 나라를 위해 너희들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길뿐이다.
군대생활이 비록 당장은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는 가운데 얻게 되는 2년 간의 군 경험은 남자에겐 평생 보이지 않는 보약이 된단다.
아들아!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군인인 너는 전방에서 보초 잘 서고 이 애비는 정예병이 될 장정들을 잘 선별해서 입영시키는 것, 이것이 너와 네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겠니.
보고 싶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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