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출국금지자가 260여 명 가량 발생한 걸로 보면 거의 이틀에 한번은 이러한 민원인을 맞아야 했다. 일년에 16만여명의 출·귀국신고 민원인을 접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업무의 기준이 필요했다.
누군 되고 누군 안되고 라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행위를 가장 경계했으며, 안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안되는 거라고 민원인에게 충분한 설명과 함께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민원인을 설득해 나갔다. 또 상담 결과 출국허용대상이나 단지 서류미비가 문제인 민원인에 대해서는 민원인 입장에서 휴일 불문 지방청 담당에게 전화를 하고 출국 확답을 받아낸 뒤 민원인에게는 차후 서류 보완해 줄 것을 약속한 후 출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영주권자 및 재일교포에 대한 의무부과 안내 규정이라든지, 상담을 통해 재외국민2세에 해당 가능성이 있는 민원을 위해 재외국민2세 확인 절차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법을 몰라 불편을 격는 민원해결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다행이도 우리사무소에 일본어 전공자가 있어 거류민단과 협의 후 재일교포를 위한 일본어판 안내문을 제작하여 모든 재일교포에게 배부하였다.
다음으로 가장 큰 민원은 미허가자들로, 대개는 18세가 되는 해의 병역의무자들은 자신들이 국외를 여행하고자 할 때는 병무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완전귀국 후 잠시 외국을 여행하고자 할 때 여권이 있기 때문에 병무청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출국하고자 공항에 오는 병역의무자들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코자 2005년 병무신고사무소에서 국외여행허가를 할수 있도록 제안하였고, 채택되어 이제는 더 이상 미허가로 인한 출국금지는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이리하여 2006년 3월 현재 우리 사무소에서 발생된 출국 금지자는 겨우 3명에 그치게 되었고,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병무신고사무소에서 허가를 직접 받고 출국한 인원이 894명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매년 우리와 부딪쳤던 출국금지자의 숫자는 한해두해 감소추세를 보였고, 재외국민2세 확인 받는 교포들의 수요가 늘면서 확연히 재일교포의 신고율도 감소하게 되었다.

민원인에 대한 우리의 정성이 통한 것일까?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5년 동안 약 80만여 명의 민원인이 우리 사무소를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한번도 공사나 병무청 측에 불만민원이 접수된 적이 없었다. 더욱이 세계 서비스 1위로 손꼽는 인천공항에서도 친절기관으로 꼽힐 정도로 우리 사무소의 기틀이 굳건히 형성되었던 것은 지금까지 우리사무소를 거쳐 가신 많은 분들의 노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조금 창피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05년 하반기 인천국제공항에서 뽑는 친절왕에 당선되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항에 근무하는 전 기관과 업체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친절왕. 건설교통부 주관으로 1차 서류심사, 2차 민원인을 가장한 실사, 3차 최종 건설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 직원으로 이루어진 위원회에서 결정되어지는 사안이므로 나로서는 너무 영광이었고, 우리사무소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데 기여한 듯 싶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5년을 돌아다 보면 민원인과 치러야 했던 전쟁의 기억보다는 우리 사무소 직원들과의 행복했던 만남들이 날 더욱 미소짓게 만드는 것 같다. 사무소의 특성상 전직원이 모여 한번도 회식이나 야유회를 갖어 본적은 없지만, 한동네 옹기종기 모여 살다 보니, 먹을 것도 나눠먹고 서로 이웃사촌이 되어 의지하고 살았던 날들이 고향을 떠나 영종도 외딴섬에서도 5년 동안 웃으며 살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정석진 소장님 사모님의 넉넉하심, 영재에 견줄만한 이연우계장님 두 공주들, 우탁균씨의 순진무구한 식구들 등 너무너무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난 오늘 안개속을 헤치며 출근하다가 문득 그동안 우리사무소에서 고생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벌써 5주년을 맞이한 우리 인천공항병무신고사무소 이렇게 잘 해왔노라고 모든 병무인에게 자랑하고 싶다.
그리고 여전히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우리사무소 직원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