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고 한다. 우리네 인생은 일생에 한 번 있는 커다란 이벤트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들에 의해 행복해지고 그것들 때문에 삶의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던 우리에게 정말 행복을 주는 존재는 가족이다. 사는 일이 힘에 부칠 때나 가슴 시리도록 외로움을 느낄 때나 삶이 흔들릴 때나 초라해진 자신 모습에 당황하고 있을 때에도 가족이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든든하게 느껴 질 때가 있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으로 가족과 함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식탁 앞에 앉아 있어도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진수성찬은 아니더라도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우리에게 기쁨과 평안한 안식을 주는 존재는 언제나 가족이다. 우리가 세상과 싸우는 가장 큰 이유도 가족들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가족의 소중함을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소홀히 한다. 가족이니까 이해하겠지 하면서 말이다. 올 한 해 세워 놓은 많은 계획들 중에 정말 행복하기 위해 세운 계획들은 얼마나 있을까? 또 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하고 있는 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일상을 예술로 표현했던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1841-1919>의 그림을 보면 퇴색해버린 삶의 의미를 가족에게서 찾을 수 있어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언제나 운명 앞에 나 자신을 맡겨 왔다.”
화가로서 태어난 운명이기에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던 르누아르는 프랑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가난했지만 아들의 재능을 일찍이 발견하고 그림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르누아르는 미술학교에 입학했지만 틀에 박힌 도제제도 방식의 수업보다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다.
르누아르에게 그림은 삶에 멈출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처음부터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해 살롱전에서 낙선한다. 신인작가에게 부와 명예가 따르는 살롱전에서 낙선한 르누아르는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극심한 가난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이다.
물감 살 돈이 없어 마음놓고 그림을 그리지 못할 정도였지만 르누아르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인상파 전시회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여러 번의 전시도 그의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를 않았다.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