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라는 매력에 빠지면서 한달에 1~2편의 뮤지컬을 찾는 뮤지컬 마니아가 되었다. 여러 편의 뮤지컬을 보면서 ‘류정한’ 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고 그 배우의 팬이 되어 그가 하는 작품은 찾아서 보곤했다. 올해 류정한이 선택한 작품은‘영웅’이였고 그가 선택한 작품이라 기대와 설레임에 들떠 있었다.
뮤지컬‘영웅’은 올해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조국을 위해 방아쇠를 당긴 청년 안중근을 불러내는 역사적인 무대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를 갖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모든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공연이었다. 140여 분 러닝타임동안 손에 땀을 쥐고 한 장면이라도 놓칠 세라 작품에 집중했다.
7발의 총성으로 무대의 막은 올려지고 그의 나이 31세, 빼앗긴 나라를 위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젊은이들의 가슴 뜨거운 싸움이 펼쳐진다. 노래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 배우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독립군의 의지와 조국애, 그리고 결연함이 느껴졌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무대장치와 미술기법으로 보다 입체적이고 생명력 있는 장면을 연출한데다가 무대에 기차가 등장하는데 실제 기차인지 조명효과인지 3D 입체영상을 보는 듯 현실과 가상을 오가게 만들었다. 실감나는 음향효과나 배우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쿵쾅쿵쾅 나의 심장을 뛰게했다. 웅장한 음향효과, 무대장치에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있었는지 한 눈에 들어오는 무대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마음을 빼았었던 건 뮤지컬 속의 인간 안중근이였다. 이 뮤지컬을 통해 난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히로부미에게 총을 쏘아 저격한 후 일본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32세 젊은 나이에 여순감옥에서 교수 형으로 서거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죽일때 관객들이 환호하고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노래 ‘그날을 기약하며’ 부를땐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소리는 엄청났고 그 감동은 아직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가 이 작품을 보면서 깊게 생각에 빠졌던 장면은 이토를 죽인 후 일본 법정에 섰을때 ‘누가 죄인인가’ 라는 장면에 있다. 누가 죄인인가? 우리 에겐 이토는 대적이지만 일본에 RPS는 영웅이다. 반대로 안중근은 우리에겐 영웅이지만, 일본에겐 대적이다. 역사는 지나고 나면 평가되는 것이다. 누가 죄인인가의 답은 누가 더 힘이 센가 하는 질문의 답인거 같다. 우리의 애국심은 단지 이토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이 다가 아니며 진정한 애국심은 냉정하게 그들과 맞설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