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의 국내연수를 출발하며

AM 7시, 새벽공기를 가르는 관광버스의 힘찬 시동소리와 함께 3박 4일의 국내연수가 시작되었다. 해남 땅끝마을과 강진 다산초당을 거쳐 제주도를 일주하는 관광과 제주도청, 제주방어사령부 등을 견학하는 4일간의 짧지 않은 일정이다. 본청을 비롯, 각 지방병무청 직원 중 변화관리와 주요정책추진분야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둔 40여 명의 직원이 함께 했다. 비행기를 처음 타본다는 직원을 포함하여 신혼여행이후 15여 년 만에 제주도를 방문한다는 고참 선배들까지 다들 이번 여행에 들뜬 모습이었다.

외돌개는 고기잡이 나간 하루방을 그리워하다
그대로 돌이 돼버린 할머니의 구슬픈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정스럽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중년 노부부의
모습과 교차된 외돌개 할머니의 모습이 더 구슬퍼 보인다.

땅끝을 지나 다산을 만나다!

일정이 촉박해서일까, 땅끝을 빨리 밟아보고 싶은 설레임 때문일까, 잠시 커피한잔 마신 시간을 빼곤 버스는 쉼 없이 달렸다. 가을걷이를 모두 끝낸 들녘은 풍성한 수확에 대한 뿌듯함과 올 한해의 수고로움에서 벗어난 여유가 묻어난다. 땅끝마을로 가는 마지막 고갯길을 넘어서자 쪽빛 바다와 함께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모범병사 문화탐방을 준비하며 답사를 다녀왔건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여행의 맛은 역시 마음의 여유에서 출발하는가보다. 땅끝마을의 표지판과 돛단배 모양의 조각물 위에서는 “하나, 둘, 셋” 의 구령과 함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일행들로 한바탕 시끌벅적 소란이 인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고 했던가. 볼거리에 못지않게 먹거리 또한여행의 백미다.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시장기만 달랜 탓에 내심 점심 메뉴가 기대된다. 말린 대구로 얼큰하게 끓인 탕과 멸치 속젖에 싸먹은 다시마가 일품이었다. 종업원들의 친절이 밥상에 좀 더 묻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첫 여행지의 성찬으로 기억된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 다산을 강진에서 만났다. 이곳으로 유배를 오지 않았다면 과연 그를 통해 실학이 집대성될 수 있었을까? 고향인 남양주에서 천리 길도 더 되는 낯선 이 곳 강진에서 그도 유배의 설움이 없지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그는 초당에서의 궁벽한 설움을 뒤로하고 조선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연구하고 노력했다. 이러한 그의 정신과 생활태도는 나라의 녹을 먹는 우리 공무원의 롤모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