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에서 신청한 조선왕릉 40기가 지난 6월 27일 새벽 1시 30분(우리시각) 스페인의 역사도시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대회(World Heritage Commette)에서 연속유산(Serial nomination)으로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날은 태조 건원릉의 기신 제가 있었던 날이다. 우연치고는 대단한 우연이다. 하늘의 뜻이었을까? 이제 조선왕릉은 세계문화 유산적 가치(OUV)를 인정받아 세계인이 함께 보존하고 향유할 수 있는 우리민족의 중요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우리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인에게 높이 평가 받은 것이다.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주무부서인 문화재청 직원들과 국내외 많은 학자들의 땀의 결실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짧게는 십년, 길게는 수 십년을 준비한다. 그러나 조선왕릉은 국가가 관리해 오는 문화유산이며, 문화재청 의지에 따라 짧은 과정에서 이루어낸 쾌거라 할 수 있다. 세계유산 등재과정은 잠정등록, 등재를 위한 학술연구, 등재신청서 작성, ICOMOS실사, 세계유산 등재 결정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거친다. 필자는 조선왕릉을 십수년 연구해 온 덕택으로 운 좋게 이 모든 과정에 참여 했다. 등재신청서 작성은 문화재청이 발주하여 국내의 여러 석학들이 참여한 국제기념물협의회(ICOMOS) 한국위원회의 주관하에 이루어졌다. 2009년 6월 등재를 목표로 시작한 등재신청서 작성은 잠정등록 후 곧 바로 시작 된 일이라 바쁜 일정 속에 이루어졌다. 신청서 작성 중 조선왕릉‘40기 모두를 등재시키느냐? 일부만 신청하느냐?’가 문제였다.
이웃 중국의 명 과 청 그리고 베트남의 예를 보아 모두를 등재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하에 주변 경관이 비교적 많이 훼손된 능역은 제외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차에 걸친 국제학술대회에서 외국의 학자들이 강남의 선정릉 등을 둘러보고 개발압력이 강한 도심에서 이렇게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세계유산감이라 평가하여 전체의 능을 등재 추진하게 되었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하려면 해당 능역의 도면이 필수적인데 40기 능역의 도면이 일부만 존재하였다. 아울러 57개소의 능침공간도 각종 석물이 표시 된 도면이 없었다. 다행히 필자가 연구하기 위해 작성해 놓은 도면이 있어 세계유산등재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