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병무청은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병무청과는 무관한 사건”이라고 정면으로 부인하기도 곤혹스러운 형편이었다. 병역의무를 피하고 싶은 무거운 짐이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존재하는 한, 병역의무의 숭고성과 자긍심을 사회분위기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한, 병역면탈범죄는 독버섯처럼 자라나게 되고 병역의무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될지도 모른다.
사건이 발생하자, 병무청은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적극 제공하여 사건의 전말이 보다 상세하게 드러나도록 협조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금번 사건과 연관된 모든 제도와 정책을 철저히 점검했다.
생각해보면, 병역면탈 사건은 창과 방패의 싸움인 듯하다. 창이 전보다 더 날카로워졌으니 그에 대적할 방패도 보다 튼튼하고 견고하게 다듬는 자세로 병역면탈 방지대책을 마련하였다. 여기에서는 이번 병역면탈사건의 발생원인과 방지대책 추진사항 등에 대해서 소개하고자한다.
신체등위판정기준에 맞는 맞춤형 질병유발 및 진료기록 조작
경찰청이 발표한 병역면탈 범죄사건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유형은 견갑관절 불안정성(어깨 탈골) 질환을 고의로 유발하여 신체등위판정기준에 맞춰 수술한 후 신체검사를 받아 병역을 면탈하는 수법이다. 이는 2007년도『병역면탈예방시스템 분석』에 의해서 병무청 에서 자체 발견하여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했던 병역면탈범죄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징병검사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신체등위판정기준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 이에 맞는 맞춤형 질병을 유발해 수술한 사례이다. 2007년 당시 수사 결과, 병역의무 기피 심리와 의료인 개인의 상업주의적 이해가 부합하여 의료인이 병역면탈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의료인에 대하여 재판부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으며,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두 번째 유형은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의 신원확인을 소홀히 하는 허점을 악용한 사례다. 이른 바‘환자 바꿔치기’수법으로, 실제 환자에게 병역면탈 브로커가 접근해 대가를 지불하고 병역면탈자의 신분으로 진료를 받게 하여 병원진료 기록을 조작한 후 관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