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라도 광주에 사는 21살 꽃다운 여대생 이랍니다. 사실 여기 병무스타에 안타까운 마음에 두번째로 올려보는 글이랍니다.
저희는 만난지 2년이 다되가는 커플입니다. 제 남자친구는 다른 또래들에 비해 군대를 1년정도 늦게 갔답니다.
남자친구는 태권도를 전공하는데 2년정도 태권도 사범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군대를 미루게 되었고, 군대 가기전에도 장거리 커플이였던 우리는 일주일에 몇번, 한달에 몇번 보는 것에도 좋아하면서 예쁘게 만나고 있었답니다.
남자친구 친구들이 군대에 가서 어느덧 일병이 되고, 상병이 되고, 전역 날짜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이제 곧 제 남자친구도 군대에 갈 때가 되었다 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2008년 겨울, 남자친구는 군대에 지원했다며 그 동안 해왔던 일을 쉬고 저랑 추억을 만들자며 참 좋아했어요. 그때 환한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하지만 2009년 새해 시작과 함께 찾아온, 저의 선천성 심장병...
그걸 알 리가 없는 제 남자친구는 그때들어 부쩍 예민해진 제가, 자기가 군대에 가서 내 마음이 변했다 생각하며 참 서운해 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군대 입대하는 그날까지도 미리 말하지 못한 저의 미련함이 후회가 되네요. 이제껏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살아온 제가, 갑자기 진단된 엄청난 수술비에, 가슴에 날 흉까지 생각하면 제 나이에 너무 억울하고 믿기지가 않았답니다. 갑자기 무슨이런 일도 있나.. 할 정도로 남의 일처럼만 생각했었죠. 병을 의심하고 믿을수가 없었던 저는 몇차례 여러 곳의 병원을 들른 후에야 인정을 하게되었고, 제가 그렇게 제 생각만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그때, 남자친구의 입대장이 글쎄 일주일 후면 군대를, 그것도 저 끝 강원도로 간다고 통보가 온 것입니다. 정말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먼저 남자친구한테 수술에 관한 이야기는 어떻게 꺼내나.. 그리고 괜히 당연히 군대를 가야하는게 마땅 한건데 하필 지금 가는 남자친구가 밉기도하고 그랬답니다. 시간은 이런 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덧 입대 하루전인 그날이 다가왔어요. 저는 남자친구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 102보충대로 훈련가는 남자친구를 위해 다함께 하루전날 강원도에 도착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훈련소 들어가는 그날까지 제 수술이 걱정이 되었던 저는, 남자친구랑 제대로 된 추억하나 남기지 못했던것 같아요. 늘 마음편히 웃지도 않고, 남자친구한테 괜히 짜증만 부리던 저는 훈련소 안에서도 남자친구한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그렇게 뒷모습만 바라보고 한없이 울었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남자친구도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2년 동안 사귀면서 눈빛만봐도 서로를 알수 있는데 말 못할 무언가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물어보지 않고 얼마나 답답해 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