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 갈대 보러 가자”
“ 갈대는 뭐하러요... 그냥 풀이 풀이지...”
“영화 JSA도 거기서 찍었데! 한번 가보자”
사람들 손에 이끌려 기대없이 가게 된 서천 신성리 갈대밭.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철새들이 새까맣게 내려 앉은 논을 지나니 확 트인 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장관이구나....”
공동경비구역 JSA촬영지로 유명한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에는 사람 키보다 커다랗게 자란 갈대무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길이 약1.5km, 너비 200km, 10만여 평의 광대한 갈대밭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추수하고 남은 논에서 곡식을 주워 먹는 새들과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강물,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갈대들은 여자의 마음처럼 바람에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충청남도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위치하여 한국 4대 갈대밭으로 꼽히고 있는 동시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으로도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은 고려말 최초로 화약을 가지고 왜구를 소탕했던 지포해전의 근원지로도 유명하다.
차에서 내리자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주차장 한켠에 어묵집이 눈에 띄었다. 따뜻한 어묵국물이 뱃속을 채우자 갈대밭 구경에 흥이 나기시작했다. 자연도 좋지만 역시 사람냄새가 나야 흥이 나는가 보다. 커다란 갈대밭은 ‘문학의 길’ , ‘ 재미있는 길’ 등 각자의 주제를 가지며 여러 갈래길로 나뉘어있었다.
전에는 단순히 무성한 갈대숲이었으나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전체 갈대밭 면적의 2~3% 정도만 ‘갈대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하고 나머지는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친화적인 갈대공원은 양옆으로 갈대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고, 2㎞ 남짓한 갈대밭 산책길에 박두진·김소월·박목월 등 서정시인들의 시를 써놓은 통나무 판자가 걸려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