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권력이 있는 유망기업 최고경영자가 일순간에 똥개 로 변하면서 사람과 의사소통을 못하게 되고 회사도 본인 모르게 중국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되는 위 험천만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여기서 같은 회사 말단직원인 평범한 여직원 안하리(역시 이 소설의 주인공)의 도움으로 회사를 구사일생으로 살리게 되는 흥미진진한 과정에서 본인이 평소 갖고 있던 3가 지의 편견을 깨우치게 된다.

그 첫 번째 편견은 외국인 노동자는 게으르다는 평소의 소신이었다. 고 사장이 사람에서 개로 변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 대명컴퓨터에서 부당 해고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복직 시위현장에서 평소 한심하다고 생각하던 한 외국인 해고자가 고대명 사장에게 다가와 보좌진들 틈에서 고사장에게 욕설을 하는 순간인데, 이 문제의 외국인 노동자는 평소에 가졌던 편견대로 게으르고 한심했던 사람이 아니라 회사에서 해고는 되었을지언정 추후 복직을 염두에 두고서 시간이 날 때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자기의 실력을 증진하기 위해 매일매일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근면성실한 사람이었다. 이것은 본인이 사람일 때는 전혀 알 수가 없던 사실이었는데, 개로 변하면서 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다가설 수 있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던 진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두 번째 편견은 PC방에서 밤을 새우는 젊은 친구들은 공부도 안하고 일도 안하고 온종일 게임이나 하는 한심한 족속들이라 생각하는 편견이었는데, 고 사장이 개가 되어서 PC방을 가게 되어 평소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게임만 하며 인생을 탕진하는 줄로만 알고 있던 이 젊은 친구들이(머리도 길고 담배만 피워대는 한량들) 서로 모여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진지하게 토론하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내리면 안 되는구나 하고 진정으로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편견은 고 사장 바로 아래에 있는 고위임원의 업무태도에 대한 편견이었는데,평소 사장인 본인에게 정중하고 예의바른 모범적인 부하직원으로만 알고 있던 이 임원이 본인이 개가 되어 이 사람의 집무실을 몰래 훔쳐보니 일은 안하고 엉뚱한 짓만 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자기 에게 했던 말이나 행동은 모두 달콤한 사탕발림 아부였구나 하고 깨우친 것이 마지막 편견이었다.

하여튼 이 세 가지 엄청난(?) 편견을 깨우치면서 회사는 안하리 직원의 도움으로 중국 악덕업체로부터 경영권을 사수하게 되고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또한 고대명 사장은 그 동안의 자신의 경영 방법의 잘못된 점과 도덕적 문제점을 뉘우치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고정관념으로 지칭되는 장기간에 걸친 잘못된 편견이 유망한 회사를 하루아침에 망하게도 할 수 있고 본인과 타인의 인생마저 망치게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 아주 감명 깊은 훌륭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