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말썽을 일으키는 동기도 있었다. 업무시간이 지났는데도 어디론가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는 동료가 있었다. 사라진 동료를 찾기 위해 온 부대 안을 다 찾아 다녔으나 발견하지 못해, 혹시나 탈영을 우려하여 부대 주변 야산과 도로를 수색하고 다녔다. 그러나 그 병사를 찾은 곳은 창고 안 이었다. 일 하다가 피곤해서 쉬려고 창고 안에 들어가 누워 잠을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 밖은 어두워져 있고 문은 잠겨 있어 그냥 다시 잤다고 한다. 군대말로 “개념이 없는” 친구였다.

그래도 군대는 갈 만 하다. 단, 한번이라면..

힘들었던 군 생활을 떠올리면, 군대라는 곳이 시간만 허비하고 얻는 것은 없는 곳이구나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군대는 참으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였다는 것을 빼면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군대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군대의 장점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이 모여 생활을 하는 곳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사회에 나가 생활하면서 만나게될 그 때를 대비하여 미리 연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 내 성격의 단점을 고치고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해준 곳도 바로 군대였다.

특히, 난 군대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친구들이 보내주는 책, 휴가나 외출을 다녀 오면서 한두권씩 사오는 책, 후임이 선물 받은 책 등을 서로 돌려보면서 읽다보니 내가 읽은 책은 어림잡아서 한 100권이 넘는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도 할 수 있었으며 내 자신의 성장을 위한 공부도 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는 흔히 “안되면 되게 하라” 는 말을 한다. 어쩌면 의무적인 군복무, 그 강압적인 면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것은 우리의 정신을 다잡아 줄 수 있는 말이다. 안되면 포기하고, 자포자기 해버리던 나약했던 지난날의 생활에서 벗어나 무엇이 든지 노력해보고 이루기 위해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

인생에 한번뿐인 군 생활은, 몸과 마음을 성숙시키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미덕을 가지게 해준다. 사회의 축소판인 군대를 통해 개인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건강한 사회인 양성을 통해 국가발전에도 기여하는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흔히 군대가서 사람 되어 온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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