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조직의 발전이나 개혁은 이런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본다. 자신을 정화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없다면 지금 우리가 부르짖고 있는 혁신이란 그저 하기 좋은 말 잔치일 뿐이며, 뜬구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일에는 한껏 너그러움과 관용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일단 개인의 인사나 신상과 관련된 문제에는 원칙과 반칙의 칼날을 곧잘 세운다.
일찌기 카이사르는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갈파하였는데, 우리는 혹시 자기신상관리와 직결된 인사문제는 큰일이고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고 공적인 물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쯤은 눈감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번에 5급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는 직원들이 사무실 내에서 일체 승진시험 공부를 못하도록 한 청장의 특별지시 때문에 설왕설래하고 있다.
공무를 수행해야 할 직원이 사무실 내에서 업무는 뒷전으로 미루고 시험공부에 매달린다는 것은 명백한 반칙이라는 것이 청장의 의견이다.

그러지 않아도 각 시도 자치구의 6급 직원들이 5급 사무관 승진시험을 앞두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아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소식에 불만을 사고 있는 형편이니 청장의 걱정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자신의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남은 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하는 것도 제재를 한다면 너무 사소하고 개인적인 부분까지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을 완벽히 수행한다는 것은 본인의 생각이지 동료직원이나 민원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나는 청장의 조치를 다른 각도에서 받아들인다. 개인적이고 사소한 행위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지금껏 우리가 무관심하게 지나쳐온 일상의 극히 작은 문제에까지 “원칙과 반칙”의 경계를 분명히 정하고 우리 자신을 성찰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의도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아닌가하고.

膽大心小란 말이 있다. 흔히 문장을 지을 때 뜻은 크게 하되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작고 세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하는 일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가 하는 일이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평안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옳지 않고, 그 일을 행하는 사람들의 몸가짐과 정신이 반듯하지 못하고 반칙과 편법을 일삼는다면 그 뜻은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