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내 서점에서 도서나 필기구 등을 구입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이 있다. 공무를 위해서 사느냐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사느냐에 따라 공금을 쓰느냐 내 지갑을 여느냐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 정신을 살찌우는 것이, 우선 국민의 공복으로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면 이는 당연히 공적인 지출이 될 것이고, 단순히 나 개인의 지적인 호기심과 갈증을 채워주기 위해서라면 이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가 된다.

그러나 그런 구분이 칼로 무쪽 자르듯 그렇게 명확한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원칙과 반칙, 공과 사의 구분이 참으로 모호한 상황이라 하겠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비품 하나 하나에는 “이것은 반드시 공무를 위해서만 써라”는 보이지 않는 메시지가 붙어 있으나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때는 사무실 전화기로는 시외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한 적이 있다. 시외전화가 꼭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고는 시외전화나 휴대폰 전화 사용을 금지시키기 위해서였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자기 집 전화비가 아까워 사무실에 오면 전화부터 집어드는 “지나친 알뜰형”들이 분명 있다. 시어머니 안부에서부터 아이 육아문제에 이르기까지 극히 개인적인 용무를 공적인 전화로 해결하는 것이다.

공과 사의 구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무릅쓰고 제재를 가하면 “쓰면 얼마나 쓴다고” “전화 한 통도 마음대로 못쓰나” 등등 불평과 불만을 터뜨린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소소하고 작은 일로 여겨 이를 간섭하고 지적하는 사람은 쩨쩨하고 인색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물론 공무를 위해서만 사무실 전화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며, 공무원도 사람이고 이곳도 사람 사는 데라 사적인 용무로 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무조건 반칙이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