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보통 6-8천 단어의 말을 하며, 남자는 2-4천개의 단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사용하는 단어 수만 봐도 여자들의 언어적인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수다라면 타(他)의 추종(追從)을 불허(不許)하는 여자들도, 남자들과 대화할 때 입을 다물고 그들의 대화를 묵묵히 지켜봐야 할 때가 있다. 중간 중간 ‘나도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내지는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라는 취지를 추임새를 넣어주려고 해도 도무지 끼어 들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군대 이야기’다.
그 군대 생활의 첫 걸음을 결정하는 병무청 탐방은 내게 호기심을 갖게 했다.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중에 하나였다.
작가협회 앞에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병무청으로 향했다. 협회와는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병무청이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그 정도면 이웃사촌이라도 해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차에서 내려 처음 안내 받아 간 곳은 어딘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름표를 달고 다과가 차려진 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병무청장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병무청 행정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행사가 시작됐다. 스크린을 통해 병무청이란 어떤 곳인 가에 대한 설명을 보고 듣는 1차이론 학습이 끝났다. 이론이 끝난 후에는 실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차는 신체검사장에서 우리가 마치 신체검사 받으러 온 징병 검사대상자처럼 그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었다. 각기 조를 이뤄 각 조당 공무원의 설명을 들으며 그 과정을 차례로 밟았다.

우선 신분인식 카드 발급과 동시에 사진촬영을 한다. 이때부터 징병 검사 완전 전산화 시스템은 가동된다. 병무청에서 내심 이 시스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발급받은 신분증으로 안과, 피부과, 신경정신과 등등 차례대로 돌며 자신의 신체가 국방의 의무를 담당하기에 적합한지를 검사 받는다. 실제로 검사받는 청년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이 검사장을 구경하는 데에도 한 시간 남짓 걸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