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는 신체외형상 남자이나 여자의 성정체성을 가진 훈련병의 입영이다.
이들은 별도로 군복무를 시킬 제도의 부재로 인해 이곳 관계자들을 몹시 당황케 하는 경우 중 하나라고 한다. 하루빨리 이러한 소수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제도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병무청의 실수로 의무부과가 잘못되어서 입영된 경우를 들 수 있다.
전주사 님이 강조하신 말씀에 따르면 신규직원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한번 행한 처분은 일반국민을 구속하므로 행여 실수를 하더라도 빠른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심하기 보다는 상사분과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또한 정확히 모르는 것은 늘 상사분과 대화를 통해 실수 없이 일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하셨다. 한 예로 입영대상이 아닌 자가 입영된 경우 시간이 지체되기 전에 훈련소의 협조를 구한 후 대상자를 귀가조치 시켜야 한다. 이때 귀가하는 여비와 귀가차량의 준비를 서둘러 마련해야만 추후 발생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줄일 수 있다.
자세한 설명과 예를 들어 안내해주신 전종명 주사님 덕분에 병무행정에 대해 한 발짝 더 다가가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신체검사장을 나오니 주변에는 꽤 오래된 나무들이 보였는데 모두 벚나무라고 한다.
올 봄에 활짝 필 벚꽃들이 훈련으로 지쳐있을 우리 훈련병들의 마음속에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길 바라며 입영사무소를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논산입영사무소를 출발해 백제 군사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연인끼리 와야 했을 법한 드라이브코스였다.
넓게 펼쳐진 탑정호수에는 이름 모를 철새들이 저마다 겨울을 지내기 위해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었다. 한쪽 호수저편에는 장어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눈에 띄었는데 출출하기도 한 터라 시간이 있다면 양념장이 발라져 지글지글 구워지는 장어를 한입 먹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출발한지 20여분이 지나 도착한 백제군사박물관은 명당자리를 방불케 하는 터에 자리잡고 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박물관입구로 간 것도 잠시 월요일은 휴무라서 굳게 닫힌 문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우리 일행은 옆길의 산책로를 따라 마련된 야외전시장으로 올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우리로 하여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할 뜻밖의 전통놀이들이 있었다. 바로 제기차기와 팽이치기 그리고 거대한 윷놀이판과 장기판 등이었다.
우리일행은 제기차기와 팽이치기 그리고 한쪽에 만들어진 그네를 타면서 어릴 적 놀이에 푹 빠져 한 동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