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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 방송사에서 유승준의 입국허용 여부를 주제로 한 토론 방송이 있었는데, 시청률이 일반 토론 방송의 두 배를 웃돌고 찬반투표에 참여한 네티즌들이
6만 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병역의무가 갖는 무게와 의미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병무행정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새삼
책임감과 사명감을 되새겨 보게 한다. 그의 입국을 찬성하는 입장은,
유승준의 입국자체를 막는 것은 가혹한 처사로 그에 대한 판단 여부는 국민과 그의 펜들의 몫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국적 취득과 거주이전의 자유는
인간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권리이며 이를 문제삼는 것은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 대부분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수 차례에 걸쳐 공언했던 약속을 저버리고 국적을 슬쩍 바꿔 병역의무를 피해간 그를 용서할 수 없으며
입국을 허락해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있다.
그는 스스로의 양심을 속이고,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기도 했지만, 국가를 상대로 사위행위를
했다는 비난도 면치 못할 것이다. 공익근무요원 입소를 앞두고 신변정리 등을 이유로 입영기일을 연기해 놓고 이 기간을 이용, 미국으로 건너간
뒤 그곳에서 미국국민이 되어버림으로써 국가와의 약속을 하루아침에 파기해 버린 것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국적취득은 개인의 양심과 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한 나라의 국민이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더욱이 지금은 세계인이 한 이웃이라는 이른 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세계를 무대로 하여 뛰어야할 젊은 세대에게 “우리”라는
울타리만을 강요하는 국수주의적인 사고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외면한 채 세계화만을 외칠 수만은 없다. 또한, 나하나 개인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의 희생은 나 몰라라
하는 행위를 “인권”의 이름으로 보호해 준다면 법의 형평성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지난 7월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유승준씨에게는
입국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입국금지로 인한 기본권 침해도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병역의무는 개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에 관한 국가의 대사이므로 한 개인의 인권에 앞서 엄격하고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이는 특정 가수가 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의무를 피해간 것이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며, 이 때문에 사기가 떨어질 만큼 우리장병들이 허약하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병역의무는 목숨을 담보로 하여 이행하는 의무이기에 누구에게든 공평해야한다. 더욱이 그는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가까이에 있는
대중가수로 그의 행위가 청소년들의 준법의식 해이를 야기, 병역의무이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뻔한 일이다. 설사
그의 말대로 당장은 복무중인 우리나라 장정들을 포함 군복무를 이행한 많은 사람들의 사기가 저하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국가에 대한 의무는 없고
가수로서의 권리만 찾겠다는 그의 이기적인 인권의식에 편승한 제2 제3의 유승준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지난
해 6월,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한창일 때 서해에서는 아까운 젊음들이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죽어갔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젊은이들은
갖은 어려움 속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소한 군 생활이 “힘없는 사람들의 억울한 희생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 복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보상을 주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야말로
말없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
